물류·유통·사모펀드 대거 참여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둘러싼 전쟁이 개막됐다.

M&A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기 위한 예비입찰에 CJ대한통운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동원그룹, 한국타이어 등의 기업과 사모펀드들이 대거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영역과 8,000억 대의 매출액, 풍부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는 올해 물류시장에서 나온 매물 가운데 최대어로 손꼽힌다. 입찰 참여 기업들은 물류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거나 기존 사업에 물류사업의 장점을 더해 효율성을 높이거나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 기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 꾀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선 대형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은 기업규모 확대는 물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매출액 25조 원과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해 세계 TOP5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CJ대한통운은 M&A를 통한 기업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해 8,151억 원(연결기준) 매출액을 올린 동부익스프레스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특히 동부익스프레스는 전통적으로 육상운송에 강한 기업으로 전국 주요지역에 내륙거점과 영업망을 갖추고 있으며, 컨테이너는 물론 철재류부터 곡물까지 다양한 벌크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주요 항만에서 진행하고 있는 항만하역사업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으며 3PL과 국제물류(4개국 6개 거점 운영) 등 물류사업의 영역도 넓다.

CJ대한통운은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물류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사업 진행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을 가진 하역사업의 경우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인천다목적터미널 등을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의 강점을 살림으로써 국내 하역업계에서 선두권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인천다목적부두사업의 수익보장이 2024년 종료되는 점과 최근 물동량이 소폭 감소했다는 점을 들어 항만물류 분야에서는 다소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량 많은 유통계, 그룹 내 물류개선 기대

이번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는 유통기업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비입찰에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나섰다. 두 기업은 직·간접적으로 물류사업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사업(동부택배 분사 후 KG그룹에 인수)은 없으나 내륙 거점을 활용한 화물운송과 창고운영, 국제물류에 능해 물류비 절감과 유통과정 최적화에 적합한 매물이라는 평가다.

신세계이마트는 과거 물류계열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2008년 한진에 매각)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거대 유통사인 이마트를 앞세워 물류센터 투자에 적극적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시 유통망 확보와 더불어 유통망을 활용한 사업 전개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11.11%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세계가 보유한 지분은 48.29%다.

전문 물류기업에게 서비스를 맡기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전국 12개 백화점 점포와 현대홈쇼핑은 물론 현대백화점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리바트 등의 물류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동원산업도 군침

인수전에 뛰어든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8개 생산기지에서 연간 9,200만 개의 타이어(2014년 기준)를 생산, 18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부터 美테네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막대한 물량을 가지고 있는데다 그룹 내 물류IT 전문기업인 엠프론티어를 두고 있어 동부익스프레스를 통한 사업 확대와 물류비 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엠프론티어의 경우 각종 물류솔루션과 물류자동화, 설비 등에 강점이 있어 인프라와 운송 능력을 갖춘 동부익스프레스와 결합하면 신 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선식품 물류서비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동원산업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기존 11개 물류센터의 육상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수출입 포워딩 서비스와 벌크화물을 주력으로 하는 항만물류사업의 역량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동부익스프레스의 내륙 거점을 활용하여 3PL사업을 강화시키고, 수산사업과 유통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도 참여…매각대금 상승 가능성 제기
물류업계 M&A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모펀드들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A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물류기업 APEX로지스틱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 로젠택배에 이어 KGB택배를 삼킨 홍콩계 베어링PEA, 한진해운 벌크선사업부를 사들여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한 바 있는 한앤컴퍼니가 나란히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A업계에서는 물류기업 인수 후 상당한 수익을 거둔 사모펀드들인 만큼 본입찰 시 적극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비입찰 참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실제 입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제 겨우 예비입찰이 시작됐지만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초 6,000~7,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매각대금이 최대 1조 원 가까이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참여 기업들의 동기와 시너지 효과가 뚜렷한 점, 한동안 동부익스프레스 수준의 규모를 가진 물류기업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가치가 계속 뛸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익스프레스 주요사업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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