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 자체 배송 등으로 배송 속도 높이기에 혈안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필수인 바쁜 현대인에게 전자상거래는 일상이다. 클릭 한번에 원하는 것을 언제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해외의 물건까지. 이 때문에 번거롭게 매장을 찾아 쇼핑하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들이지 못한 유통업체들은 이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물건을 팔아야만 한다. 전통의 유통 강자인 백화점, 대형마트들이 자사의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때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체 간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그러한 경쟁은 이제 무의미해졌다. 지금은 온오프라인 경쟁도, 가격 경쟁도 아닌, 배송 경쟁 시대이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벌어지는 배송전쟁
국내 배송전쟁의 시작은 쿠팡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초 쿠팡의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시작된 유통업계의 배송전쟁은 소셜커머스를 거쳐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유통업 전체가 뛰어들고 있다.

배송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당일 배송은 물론, 2시간 배송, 묶음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보다 빠른 배송을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거나 전담 배송차량과 전담 배송원을 늘리기 것에 주력하고 있다.

▲진화하고 있는 ‘로켓배송’, 신선식품 배송, 2시간 배송도 한다?

▲진화하고 있는 ‘로켓배송’, 신선식품 배송, 2시간 배송도 한다?

 

쿠팡이 지난해 3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로켓배송’은 유아동용품과 생필품, 뷰티, 식품, 가구 등 쿠팡이 사입한 제품을 24시간 이내에 ‘쿠팡맨’이 배송해주는 자체 배송 서비스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국내 전자상거래기업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경기, 인천, 대구 등 7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쿠팡맨’ 1,100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자상거래기업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9만 9,173㎡의 인천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며, 2016년까지 9~10개까지 물류센터를 늘릴 예정이다. 또한 이달 말까지 쿠팡맨 8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3월의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한국형 다이렉트 커머스 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공표하며 당일배송의 다음 단계로 2시간 배송 서비스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올 상반기 중에 신혼부부와 유아동 자녀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지역에서 육아 관련 제품을 2시간 내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월에는 농협중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로켓배송 판매 상품군에 농산물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농산물과 신선식품의 수요가 많은 추석에 맞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묶어서 한 번에! 배송 지연에 자동보상하는 제도도 시행

▲묶어서 한 번에! 배송 지연에 자동보상하는 제도도 시행

 

전자상거래기업 티켓몬스터는 지난 4월부터 배송이 늦어지면 보상해주는 ‘배송지연 자동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결제일 이후 3일 안에 배송이 되지 않았을 경우 4일째부터 하루 1,000원씩 보상해주는 것으로, 소비자가 보상을 신청하지 않아도 보상금이 자동으로 적립되며 총 보상액에 제한이 없다. 배송 지연 보상 마크가 달린 상품에 적용된다.

또한 지난 6월 선보인 화장지, 생수, 라면 등 생필품 500여개 브랜드의 3,000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티몬마트’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단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한꺼번에 배송받을 수 있는 묶음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가 반품을 신청한 후 회사가 택배사의 반송장을 확인하면 바로 환불 처리를 해주는 ‘바로환불제’ 등 다양한 배송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자체 배송 인력을 두진 않지만 기존 택배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특화된 배송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한 번에 묶어서 배송하는 ‘스마트배송’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한 번에 묶어서 배송하는 ‘스마트배송’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한 번에 묶음 배송하는 ‘스마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배송까지 책임지는 방식이어서 상품을 주문할 때마다 배송비가 들었다. ‘스마트배송’은 이베이코리아의 자체 물류센터에서 상품 입고부터 포장, 배송, 재고 관리 등 판매자들의 물류 운영을 대행하는 서비스로,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면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이베이코리아의 자체 물류센터에서 모은 후 합포장을 해서 한 번에 배송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송비(최대 3,000원)를 한 번만 지불하면 되는 데다가 물품 수령도 한 번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묶음 배송을 하면 배송비 부담 때문에 구매를 꺼렸던 단가가 낮은 제품의 온라인 판매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묶음 배송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과자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신데렐라 배송서비스’ 개시

▲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신데렐라 배송서비스’ 개시

 

CJ오쇼핑이 지난달부터 홈쇼핑 업계 최초로 전국 당일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의 당일배송서비스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울산 등 지방 5대 광역시로 확대하는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신데렐라 배송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오전 9시 30분 이전 방송 상품 중 CJ오쇼핑 물류창고에서 출고되는 당일배송 대상 상품을 주문할 경우 전용 셔틀을 통해 각 배송지역으로 이동, 당일 저녁이면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CJ오쇼핑은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위해 당일배송 전담인력을 15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지난 3월부터 한 달 간 지방 5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한 당일배송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사전준비를 거쳤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인프라 확충 등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권역을 2020년까지 80% 수준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대상 상품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을 통해 모바일 배송 속도 높여

▲모바일 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을 통해 모바일 배송 속도 높여

 

GS홈쇼핑은 모바일 전용 물류창고 구축에 한창이다. 지난해 4월 경기도 군포에 모바일과 인터넷상품을 전용으로 취급하는 물류센터를 연 뒤 모바일부문 배송이 매우 빨라져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바가 있다.

올해도 모바일 전용 물류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해 모바일 중심의 고객기반 강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배송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T/F를 구성해 물류 혁신을 통한 고객 만족도의 향상을 실현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당일 배송 비율 60%대 달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당일 배송 비율 60%대 달성

 

이마트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선보였다. 총 800억 원을 투입한 이마트보정센터는 기존의 수도권 남부권역 15개 점포에서 담당하던 온라인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정센터로 인해 당일 배송 비율이 26%에서 60%대로 크게 올라갔다. 상반기 중 1일 평균 배송 물량은 1만 건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 연말 김포에 제2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2017년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4개의 전용센터를, 2020년까지는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도권 당일 배송율 기존 2배로 높일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수도권 당일 배송율 기존 2배로 높일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롯데마트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현재 소비자가 롯데마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상품이 납품업체에서부터 출발, 롯데마트 물류센터를 거쳐 개별점포에서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그러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배송구조가 납품업체→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소비자의 3단계로 줄어 속도는 빨라지고 단가는 내려가게 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하루 1만 건 이상의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을 처리할 수 있다”며 “특히 수도권 고객들의 주문 당일 배송율은 기존의 2배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2017년까지 수도권에 2~3곳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처럼 강화된 배송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 주문 건수를 현재의 1일 평균 8,500여 건에서 연내 2만 건, 2017년에는 4만 건까지 늘려 온라인 매출 연간 1조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당일배송 주문시간 연장…오후에 주문해도 당일 배송 가능

▲당일배송 주문시간 연장…오후에 주문해도 당일 배송 가능

 

홈플러스는 온라인마트의 당일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4시로 확대하고 마지막 배송 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11시로 연장했다. 오후 4시까지 당일배송 서비스는 현재 온라인마트 운영 거점 32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당일배송 주문시간의 연장을 위해 배송차량을 6%가량 늘렸다.

또한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서비스는 깜빡 잊고 주문하지 못했거나 추가해야 할 상품에 대해 해당 배송시간대 예약마감시간까지는 통합배송 추가 주문이 가능하고 배송시간 변경이 가능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플러스 온라인마트 이용 고객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격이나 프로모션보다 배송 관련 서비스가 온라인 쇼핑의 중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가장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배달전문업체 ‘부탁해’와 편의점 배달서비스 시작

▲배달전문업체 ‘부탁해’와 편의점 배달서비스 시작

 

편의점기업 CU(씨유)가 배달전문기업 ‘부탁해’와 함께 본격적인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CU(씨유) 배달 서비스’는 ‘CU멤버십’과 ‘부탁해’ 앱 또는 웹사이트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최대 40분 내에 원하는 곳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달 이용료는 1,500~3,000원으로, 거리에 따라 차등 부과되며 배달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11시까지다.

이 배송 서비스는 오피스와 1~2인 가구가 밀집해 있는 강남, 서초, 송파, 여의도 내 30개 매장을 대상으로 시험 진행한 후 희망하는 점포의 신청을 받아 연말까지 서울지역 16개구 내 1,000여 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무료 배송에 익숙한 소비자들, 배송 속도로 차별화해야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 등 배송전이 치열한 다른 국가에 비해 땅덩어리는 작지만 빠른 인터넷 속도, 높은 수준의 IT기술력,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등을 보유해 빠른 배송을 실현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한 국가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한 제품을 집까지 가져다주는 홈 딜리버리(Home delivery) 서비스에 매우 익숙하다. 음식을 주문하거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면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디에서든 결제하면 다음날 내 집으로 물건을 가져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것도 무료로.

그래서 유통업계에서는 1분이라도 빨리 배송하는 것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배송 속도야말로 가장 눈에 띄는 차별점이 되기 때문이다.

배송 속도전에서 이기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필요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최신 설비가 들어선 대규모 물류센터, 전담 배송원과 배송차량을 갖춰야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물류는 인프라 싸움이라고 말한다. 물류, 즉 배송을 통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프라를 갖춰야만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이 전자상거래기업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배송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백억 이상을 물류부문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다들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규모가 작거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송전쟁의 최전선에 서있는 쿠팡의 경우, 지금까지 물류센터와 자체 배송조직 등에 투자한 돈이 약 1,500억 원에 이른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1,200억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다.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 초 직접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때 무모한 투자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직접 배송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쿠팡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지난달 초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1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 발표, 쿠팡의 물류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기업과 유통기업의 경계선 사라지나?
최근 아마존은 우버(Uber) 택시로 배송을 하거나 일반 시민이 배송을 하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이러한 배송 서비스는 단지 새로운 배송 수단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의 자체 배송원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존은 2년 전 겨울 미국 중서부 지역에 휘몰아친 눈보라 때문에 UPS와 FedEx가 배송 지연을 일으켜 고객으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일을 계기로 직접 배송을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쿠팡이 ‘쿠팡맨’이라는 자체 배송원을 고용해 직접 배송을 하고 있다. 보다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기업을 거치지 않고 유통기업이 직접 배송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배송전쟁으로 인해 배송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배송전쟁으로 인해 기업들이 물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물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물류를 도맡아하고 있는 물류기업들 입장에서는 배송전쟁이 마냥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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