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위기…장기적 성장과 안정 위해 택배법 개정 필요

최근 택배업계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중견택배업체 간 완전 통합화 합병과 지분 인수 등으로 택배업계에 지각변동이 생겨났으며, 화물연대 소속 CJ대한통운 기사들이 울산지역에서 단체행동에 돌입하며 다른 지역까지 동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여러 대형 화주기업들의 당일배송, 전담배송망 구축 요구에 대응함과 동시에 서비스 구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1,000대 이상의 로켓배송차량과 수십 개의 캠프를 확보해 택배와 유사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법적 검토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택배현장은 더욱 어수선하게 돌아가고 있다.
자신이 속해 있던 회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고, 같은 회사에 속해 있는 기사들이 파업을 하는데 동참을 해야 하는 것인지 눈치 보기 바쁘고, 물류협회 소속인데 용달업협회는 번호판 관리비를 내라고 하고, 어제까지 동료였던 이가 일은 훨씬 적게 하면서 4대 보험과 월급 많이 준다는 곳으로 이탈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택배현장, 7월이 고비?
택배업계에서는 폭풍 전야의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일부 택배업체의 택배현장을 중심으로 큰 대란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며, 7월 중순 이후 대혼란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란의 조짐은 최근 통합을 추진한 한 택배업체 기사들에게서 시작되고 있다.

터미널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터미널 분류 지연사태가 전체적인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며 기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통합과정에서 수수료가 낮은 업체의 체제를 도입해 수익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7월 중순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때가 통합 후 처음 정산을 실시해 영업소에 돈을 지불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운영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까지 줄어들 게 될 경우 기사들의 불만이 폭발함과 동시에 대거 이탈의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에 속해 있는 한 택배기사는 “통합과정에서 이탈한 기사들이 많지만 자리를 지키고 싶어 계속 일하고 있다”며 “지연사태가 계속되고 과거보다 수입이 준다면 다른 택배사로의 이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동료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 시점이 통합 후 처음 정산이 이뤄지는 7월 중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잡아줄 주최 아무도 없어
여러 요인들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택배업계지만 이 분위기를 진정시켜줄 주최는 아무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금껏 그랬듯 업체들이 알아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택배업계 자체가 그 어떤 법적 테두리 안에 존재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란 명칭도 없는 운수사업법 안에서 미운 오리 새끼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을 뿐이다.

시장 진입에 대한 기준도 없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경쟁이 가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택배업계로의 진입을 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 가운데 역량이 부족한 이들의 진입으로 시장이 혼탁해진 경우도 많다.

이에 택배업계는 하루 빨리 택배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 생활서비스이자 3조 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법적인 정의조차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장이 성장하고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택배산업만을 위한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가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게 돌아가는 택배업계를 보며 무언가에게 휘둘리고 끌려다는 것은 더 이상 없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라도 택배법은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