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올해도 마른 장마가 계속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말에 쉽게 동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뭄이라고 하는데 실제 생활에서 단수를 경험하거나 단수가 된 사람은 주변에 거의 없다.

우리는 이미 농경사회가 아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이상 가뭄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가뭄이나 물부족이라는 용어는 그래서 아직까지 생소하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장마라는 물의 재원이 있는 것도 여기에 일조하는 것 같다.

전시에는 군사들의 비상식량이 중요하듯 물 역시 일정기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상수원이 필요하다. 비가 오는 양이 부족하지 않는 이상 그 편차를 줄이는 것이 가뭄 대책의 핵심이다. 예전에 많았던 천수답이 그 지역에 있는 큰 댐 하나의 저수량보다 더 많은 수량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많을 것을 시사해 준다.

지금은 열린 시대다. 아무 상관없을 것 같은 것이 네트워킹되고 공유되면서 개별로 보면 매우 작지만 엄청난 파생 여파와 효과를 가지고 오는 세상이다. 인터넷이라는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된다.

여하튼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면서 가장 많이 변화하고 진화된 것은 온라인 쇼핑이다. 컴퓨터 관련 기반 산업을 제외하고 가상의 인터넷이 실제 생활과 연결되는 접점이 쇼핑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통해서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상품을 보지 않고 주문하는 행위가 이렇게까지 발전 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을 하지 못했다.

단지 시간이 절약되고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직접 매장을 찾아가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택배라는 생활편의서비스를 통해서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냥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쇼핑이 생활로 자리를 잡은 즈음에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내가 항상 들고 다니고 언제나 어디서나 켜져 있어야 하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컴퓨터에서만 가능했던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퓨터 기반의 인터넷 쇼핑은 ‘언제나’ 라는 가치가 가격이라는 가치에 추가된 것인데,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어디서나’라는 가치가 더해지게 되었다. 언제나 어디서나 쇼핑이 가능해진 것은 인터넷 등장으로 인한 변화보다 더 메가톤급이라고 볼 수 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이 사고 싶은 상품을 가장 편하면서도 싸게 주문할 수 있는 채널이 바로 모바일 쇼핑이 가지는 본연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치의 변화로 인해 컴퓨터 기반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쇼핑 시장으로 급격하게 대체되고 있는데 그 시간이 예상을 훨씬 뛰어 넘고 있다.

초기 모바일 쇼핑이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쇼핑의 보조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쇼핑이 모바일 쇼핑의 보조 수단이다. 5.5인치 화면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봐야만 하는 것을 제외하곤 전부 모바일로 쇼핑한다.

모바일만이 가지고 있는 ‘어디서나’는 같은 온라인 쇼핑인 TV홈쇼핑과 컴퓨터 기반의 인터넷 쇼핑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가치다. 모바일 쇼핑이 등장하기 전 까지 우리가 주문을 할 때 가장 편리한 수단은 그냥 전화였다.

TV홈쇼핑을 보다가 상담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주문하는 방식이 가장 편했다. 인터넷 쇼핑은 여기저기 서핑을 하면서 서로 가격도 비교하고 쿠폰도 확인하고 이것저것 다 확인해서 주문하기 까지는 인터넷 쇼핑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너무나 골치 아픈 주문 방식이었다.

게다가 마지막 관문이 카드 결제가 떡 하니 버티고 있어서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과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주문 채널이다. 요즘이야 ‘천송이 코트’의 영향으로 간편결제시장이 성장해서 어느 정도 편리성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인터넷 쇼핑의 결제 방법은 아마존과 비교하면 그의 최악의 수준이었다.

이것저것 다 귀찮은 쇼퍼는 그냥 TV홈쇼핑 보다가 상품이 마음에 들면 상담사에게 전화 걸어서 주문하는 방식이 가장 편리했다. 그런데 TV홈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상담사를 통해서 주문하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상담사 통화가 힘든 고객은 ARS로 주문한다.

TV홈쇼핑도 상담사를 통한 주문접수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고객에게 ARS로 주문해 줄 것을 유도한다. 상담사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 방송시간대별로 주문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간혹 터지는 히트 상품 때문에 상담사 인원을 확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명의 상담사를 교육하고 실전에 배치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여기에 더하여 상담사의 이직률도 매우 높아서 수급이 원할하지 않은 점도 작용한다.

모바일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가장 편리했던 전화 주문은 이제 가장 불편한 수단이 되었다. ARS가 TV홈쇼핑의 생산성 측면에서는 효자일지 모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렇게 반가운 채널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제나 상담사는 통화 중이고 ARS에서 나오는 기계음은 그렇게 반갑지가 않다.

2015년 하반기 TV홈쇼핑은 총 17개의 채널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황금 채널 번호에 목숨을 걸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기존의 관성이 있어서 황금 채널을 통한 매출은 그래도 일정기간 계속 되겠지만 모바일 전환이 늦거나 잘못될 경우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작년까지 승승장구했던 TV홈쇼핑도 이제는 대단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TV홈쇼핑이 가지고 있는 가장 고유한 가치인 편리성을 모바일에 잘 접목 할 수 있느냐가 TV홈쇼핑사의 명암을 좌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바일은 온라인 쇼핑만이 아니라 O2O와 관련된 모든 산업의 블랙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모든 것이 모바일로 통하고 모바일과 연계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기업이나 서비스도 생존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언제나 어디서나 모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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