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1조 1,000억 투자 전격 발표…7월 초 거래 완료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 Corp.)는 지난 3일 국내 전자상거래사이트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 벤처스(Forward Ventures, LLC)에 자회사를 통해 10억 달러(한화 1조 1,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최근 소프트뱅크가 아시아 인터넷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투자 중에서도 최대 규모의 것으로, 7월 초순 거래가 완료된 이후에는 지난달 소프트뱅크의 후임자 후보로 지명된 니케시 아로라(Nikesh Arora) 부회장이 쿠팡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존 못지 않은 혁신성에 주목”
이번 10억 달러 투자건으로 포워드 벤처스의 기업 가치는 50억달러로 치솟았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로 인해 포워드 벤처스는 우버,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인터넷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아직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국내 E커머스시장에서 쿠팡은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타사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주문에서부터 배송까지 모두 직접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쿠팡’ 이름을 단 트럭을 직접 고용한 배송원 ‘쿠팡맨’이 운전해서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당일배송(서울지역의 오전 중 주문에 한함)을 실현했다.

이 덕분인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의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은 5월 2주차 로켓배송의 판매수량이 1주차 대비 300%이상 증가했으며, 배송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7월 말까지 쿠팡맨 8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몇해 전부터 아마존이 미국 전역에 주문에서부터 포장, 발송까지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풀필먼트센터를 짓고 당일배송에 주력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더욱이 쿠팡은 모바일 주문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수가 2,500만 이상이며 접속자 수의 85%가 모바일 사용자라고 한다. 또한 매출액의 75%를 차지해 아마존의 60%를 넘어선다.

이번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니케시아로라 부회장은 “쿠팡은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구글사에서 스카웃해온 그는 “이 회사는 E커머스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IT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업계 표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쿠팡의 당일배송, 모바일커머스, 고객서비스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배송시스템, 당일 배송 등에서 미래성 찾아
쿠팡 측은 이번에 조달받은 자금의 대부분을 물류망과 풀필먼트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거액의 투자금 유치에 가장 많이 공헌했던 독자적인 자체배송시스템의 개선, 당일배송 네트워크의 구축, 선진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등에 재투자해 세계적 E커머스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마련된 8개의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해 전국 배송망을 구축하고, 실리콘 밸리, 시애틀, 상하이, 서울 등 4개 R&D센터의 시설을 확장해 IT기술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쿠팡의 김범석 CEO는 “이번 투자로 소프트뱅크가 쿠팡의 장기적인 파트너가 돼 기쁘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진 글로벌 노하우와 폭넓은 사업 네트워크가 쿠팡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프트뱅크의 아시아 전략의 일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아로라 부사장의 취임 이후 아시아 인터넷기업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중국 E커머스기업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8조 엔에 달하는 큰 시세 차익을 얻은 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의 스마트 콜택시서비스기업 ‘올라(Ola)’에 2억 1,000만 달러, 11월에는 인도의 E커머스기업 ‘스냅딜(SnapDeal)’에 6억 2,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쿠팡도 이러한 흐름에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도-한국을 이어 아시아의 모바일시장을 공략하려는 소프트뱅크의 전략이 엿보인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이번 쿠팡 투자 건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정보 혁명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에 기여하는’이라는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전 세계의 인터넷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소프트뱅크가 쿠팡이 E커머스의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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