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4월 말부터 5월 상순은 황금연휴로 일본의 경우에 길게는 10일, 한국과 중국은 5일 정도의 연휴를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다.

필자는 5월 5일 일본에 들어와 이번에는 도쿄도심의 긴자, 신주쿠에 있는 백화점 5군데(미츠코시, 이세탄, 마츠야, 게이오, 오다큐)의 매장을 돌아보며 쇼핑도 하고 유통과 물류의 전문가로서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관심을 갖고 매장과 접객서비스도 주목해 보고 도쿄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류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긴자 도심에 있는 미츠코시와 마츠야 백화점을 둘러보다 보니 내가 회의하러 자주 방문했던 야마토홀딩스 본사가 보인다. 이곳은 지금도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1평당 3,000만 엔 이상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지역이다.

긴자 상권에는 요즘 들어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 도심 속에서 변함없이 택배를 배송하는 야마토 택배의 세일즈 드라이버(SD)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야마토의 여성배송사원을 두 명 정도 본 것이다. 현재 일본의 물류상황을 보면 매년 고령화현상으로 40~50대의 물류인력난이 부족하고, 특히 장거리 운전자가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여기에서 운전하고 배송하는 여성인력의 왕성한 물류활동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게 느껴진다.

중국인 쇼핑천국 된 도쿄도심
요즘같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해외상품을 직구 또는 역직구로 구매하는 시대가 진행 중인데, 이와는 달리 해외여행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에서 상품을 비교하고 직접구매 하는 것도 쇼핑의 즐거움이다.

한중일 3개국은 한국기점으로 보면 1~2시간 일본서 중국은 2~3시간 이동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선이다. 물론 시차도 한국과 일본은 없으며 중국과는 1시간에 불과하다.

비즈니스와 여행을 통해서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로 이동하는 출입국 수는 매년 늘고 있다. 그중에서 요즘 일본은 지속적인 엔저 현상으로 일본에서 해외로 이동하는 여행자 수는 줄어드는 반면에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기준 1,300만 명을 넘어 매년 늘고 있다. 그중에서 중국인이 가장 많고 한국인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인 보다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구매단가도 한국에 온 중국인 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번에 도심 백화점에서 쇼핑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구매하는 상황을 보니 10년 전 한국인이 여행 자유화로 많이 나가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일본은 20년 전과 유사하니 이런 현상은 학습과 경험을 하면서 전철을 밟아 가는 것 같다.

지난 4월 중순에 한국의 롯데백화점 면세점과 명동부근의 유통매장을 돌아 볼 기회가 있어 둘러보니 8할 이상은 중국인, 그 외에 일본인,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을 보았다.

그런데 도쿄의 도심 속에 늘어가는 중국인은 여기저기 분산되어 제한된 시간 내에 쇼핑을 하던가, 일렬로 줄을 지어 단체로 행동하면서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신주쿠에도, 긴자에도, 시부야에도 이케부쿠로에도, 도심 어디서든 손쉽게 중국인은 많이 보인 것 같은데 이런 숫자는 한국을 찾는 숫자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라고 하니 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한 일본을 찾는 외국인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도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 입국시점에서 유통매장의 특성을 살리고, 점포의 활성화 방안과 다양한 상품진열에 판매 및 이벤트로 재구매 고객을 늘려가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 한중일 3개국의 구매행동과 지불형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인은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상품이 발견되면 우선 구매하려는 상품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른 매장을 돌아보고 그중에서 저렴한 상품으로 이동하여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일본은 한국처럼 신용카드결제가 다 되어있지 않고 점포의 규모와 방침에 따라 현금만을 받는 곳도 이따금 보게 된다. 그래서 현금도 적당히 준비해 두면 좋을 것이다.

중국인은 상품을 구매할 때 망설이지 않고 곧 바로 충동구매라기보다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1개가 아니라 자신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며 3~5개, 많게는 10개정도를 왕창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지불방법은 현금지불이 많은 편이다. 요즘들어 중국인은 일본에서 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 생활용품 전부를 일괄구매하여 컨테이너를 통해 배송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총 구매가격도 2,000~3,000만 원 정도 구입한 사례도 있다.

일본인의 구매방법은 평균적으로 적당한 양을 구매하고 가격도 적정한 선에서 결정하여 카드결제를 하는 고객이 5할 정도이고 나머지는 아직도 현찰을 지불하는 고객이 많다.

이와 같이 14억 인구의 중국인이 매년 해외여행을 나가는 숫자는 늘어만 가고 아직도 중국대륙에서 바다를 본 적이 없다는 중국인은 제주도와 해변가를 찾아 계속해서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니 한중일 3국 간의 이동은 비즈니스와 여행을 통해 더 확대될 것이며 사람의 이동 뒤에는 반드시 동반하는 것이 물류의 이동이며 흐름이기에 국제물류의 양은 3국간에 걸쳐 매년 늘어나게 된다.

관광객 수에 따른 물류전쟁
한중일 시장을 중심으로 유람선과 크루즈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2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중국과 일본이 정치적 갈등이 있었을 때에 갑자기 일본으로 갈 여행객이 부산으로 변경하여 1회당 수백 명에서 많게는 1천 명이상의 중국인이 부산으로 여행지를 돌린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당시 호텔에서 식사준비를 위해 사용된 재료와 관련 상품 등이 갑작스런 주문에 경황이 없이 늘어났으나, 이것을 잘 대응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에는 중국 현지의 포상이나 단체 연수를 한국이나 일본으로 이동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를 위해 식품과 공산품 등 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예정된 시간 내에 주문한 적정물량의 공급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게 된다. 이것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물류의 흐름인 것이다.

면세점 물류 검품의 중요성
올해 들어 인천공항 8개 구역 면세점 입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 끝에 롯데가 4개, 신라가 3개 구역을 따내는 등 해외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졌고 롯데는 일본에서도 면세점을 입점할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

필자는 20여년 정도 신라면세점 VIP고객으로 사용해 오고 있는데 요즘에는 신라서울점 매장이 어느덧 중국인 전용 한국 매장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올해부터는 남성복과 캐쥬얼 매장의 제냐, 알마니, 보스 등의 매장이 전부 없어지고 중국인이 구매하기 좋은 악세서리, 시계, 화장품 등 신설 브랜드의 매장으로 전부 변해 버렸다.

지난 4월말에 신라와 롯데면세점을 2군데 돌아보고 느낀 것은 역시 롯데본점 10~12층의 면세점 코너에는 제냐, 알마니, 보스, 몽블랑 등 남성브랜드 매장이 진열되어 있고, 신라와는 대조적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으로 매장을 구성한 것이 충실하게 갖추었다.

지난 4월에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은 현품이 없고 창고에 재고수량이 있어 직접 공항으로 보내져 수령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이따금 물건을 받다보면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문제는 이것을 갖고, 해외로 나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갖고 들어와 매장에서 신상품과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면세점의 창고기능에서 제품의 결함이 없는지 검품하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할 것이다. 고객의 불편을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여 물류의 기본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품질과 서비스를 충실하게 보완하게 된다면 이 또한 물류의 힘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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