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창고, 컴퓨터 제어 물류, 자율주행차, 드론 등으로 도전

올해 초 미국의 아마존(Amazon)이 새로운 택배 서비스 ‘프라임 나우(Prime Now)’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일부 지역에서 개시했다.

대상 지역에 살고 있는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이라면 약 7달러의 배송료로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2시간 이내 배송은 무료다.

꿈의 ‘초고속 배송’은 실현될 수 있는가?
아마존은 이 ‘초고속 배송’을 경이적인 물류 관리와 대상 범위의 축소로 이룩했다. 현재 한정된 지역에서 한정된 품목만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앞으로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동사의 풀필먼트센터(물류거점) 인근을 중심으로 이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이 1일 택배, 초고속 택배에 도전했다. 많은 기업들이 수천여가지의 상품을 1시간 내에 보내기 위해 악전고투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몇 가지 중요한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도달하면서 ‘초고속 배송’이라는 꿈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IT 전문가 안드레 인팡테(Andre Infante)는 IT활용전문사이트 ‘메이크유스오브(makeuseof)’에 게재한 ‘1시간 배송을 실현하는 4가지 기술(Four Technologies That Are Bringing One-Hour Shipping to Life)’라는 글을 통해 로봇 창고, 컴퓨터 제어 물류, 자율주행차, 드론 등의 4가지 기술로 인해 아마존의 ‘1시간 배송’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 로봇 창고
최근 공개된 아마존의 놀라운 창고는 19세기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의 지지자들이 경고했던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 어둡고 거대한 창고에서 무수한 인간들이 기계적으로 일하고, 그 주위를 무기질의 로봇이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일하는 광경이다.

*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
1811년부터 1817년까지 영국 중북부의 직물 공업지대에서 일어난 기계파괴운동을 말한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계가 등장, 그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노동자들이 기계가 빈곤의 원인이라고 말하며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을 펼쳤다.

아마존의 8세대 물류센터는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창고 전체를 소프트웨어가 감시하고 있고,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창고 안 모든 상품의 위치가 등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업무는 키 40cm, 체중 135kg의 로봇(Amazon이 인수한 Kiva Systems사에 의해 제조된 기계)이 한다. 수많은 로봇들이 창고 안을 조용히 돌아다니며 상품이 들어있는 선반을 찾아 요청된 장소로 운반한다.

즉,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로봇이 해당 상품이 보관되어 있는 선반을 찾아 선반 채로 패키지센터로 운반, 패키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인간은 상품을 택배용 종이상자에 담아 포장한 후 컨베이어 벨트에 싣는다. 이 택배상자는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그대로 배송용 차량으로 옮겨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많은 장점을 가진다. 무엇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로봇은 튼튼하고, 구조가 단순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충전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또한 인간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창고 내의 대부분을 상품 보관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은 인간보다 상품을 짧은 시간 내에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주문에서부터 상품 출하까지의 시간을 불과 몇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아마존의 월드 와이드 운영 담당 부사장 데이브 클라크(Dave Clark)는 “Kiva가 하는 일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재고상품을 여기저기 운반할 뿐이다”라며 “인간이 복잡한 작업을 해내고 있다.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제품에 손상이 없는지 품질을 확인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2. 컴퓨터 제어 물류
최근 아마존은 과거의 구매 이력이나 열람 행태, 심지어 마우스의 움직임까지 참고해 사용자가 미래에 주문할 만한 상품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사용자의 인근 창고로 상품을 출하시키는 ‘예측 출하’에도 쓰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광범위한 물류센터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모든 것은 상품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아마존이 추진하고 있는 광대한 수직 통합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진화는 “모든 상품을 데이터처럼 살 수 있도록 한다”라는 아마존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아마존은 아이튠즈(iTunes)에서 MP3 파일을 사거나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앱을 사는 것처럼 온라인 쇼핑을 빠르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품을 클릭하면 바로 집으로 배송되길 원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아마존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아마존은 모든 기업과 경쟁하고자 한다. 이 회사는 실제 점포인 소매점과 싸울 작정이다. 이는 배송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안드레 인팡테(Andre Infante)는 “궁극적으로 모든 E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초고속으로 배달되는 피자를 지향한다. 도미노피자가 30분 배송을 할 수 있다면 E커머스 기업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수많은 인구가 몰린 지역에 충분한 수의 물류 거점을 구축할 수 있는가?’이다”라며 “아마존은 지금까지 많은 비용이 드는 거대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주저 없이 해왔다. 아마존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초고속 배송서비스를 실현하는 기술은 이미 실용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말했다.

3. 자율주행차 배송
지금까지의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수송에 주목해왔다. 인간이 화물보다 약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에 의한 화물 운송 역시 쉽지는 않지만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전기로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매우 경제적이며 환경 친화적이다. 이는 장거리 배송, 단거리 배송 모두 해당된다. 현재 아마존은 ‘프라임 나우(Prime Now)’ 서비스에 자전거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미래의 E커머스기업은 구글(Google) 등과 제휴해 매우 저렴한 자율형 배송 인프라를 손에 넣을 것이다. 자율주행차와 기계식 적재함을 결합하면, 즉 자동으로 짐을 내릴 수 있게 되면 1대의 차량으로 화물과 사람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4. 드론 배송
출하 비용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현재 아마존이 실험 중인 드론에 의한 배송이다.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하다. 주문을 받으면 소형 무인기가 상품을 싣고 사용자의 집으로 향한다. 상품을 물류센터에서 집까지 직접 운반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UPS와 같은 전통물류기업도 그 중 하나이다.

자율주행차와 비슷해 보이지만 여러 난관이 있다. 드론은 공중을 비행하기 때문에 교통체증에서는 자유롭지만 무거우면 비행을 할 수 없어 화물의 무게에 한계가 있고 배터리도 작아야만 한다. 즉 운행시간이 짧아서 배송거리 역시 한정적이다. 게다가 드론의 사적인 이용에 관한 규제 문제도 있다. 미국연방항공국은 상용화된 드론의 규제 범위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드론이 고속 배송서비스에 이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시간 배송’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아마존
많은 전문가들은 초고속 배송서비스의 전망이 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초고속 배송을 실현 가능하게 하는 기술들이 이미 존재하거나 현재 개발 중이며 적어도 10년 내에 대부분의 기술들이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10년 뒤 기존의 소매점은 사라지고 온라인 소매점이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지금도 ‘1시간 배송’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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