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는 정보를 담은 초소형 반도체(태그, Tag)와 이를 읽어 들이는 리더(Reader) 사이에 전파신호를 보내 정보를 인식한다는 개념이다. RFID는 정확성이 강조되는 물류, 유통분야는 물론 교통카드처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RFID 전문기업 세연테크놀로지(대표 손영전)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왔다. 설립 이념을 ‘세계 최고의 RFID 기술(World Best RFID Technology)’으로 삼았을 만큼 RFID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세연테크놀로지는 치열한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물류와 유통, 도서관리, 농·축산물 이력관리, 첨단 공장자동화 등 국내외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손영전 대표는 RFID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자신의 철학은 변함이 없으며, 시장에서 원하는 사항에 최적화된 RFID 시스템을 제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와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1년 세연테크놀로지를 설립했으니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했다. RFID를 처음 접한 시기는 언제였나?

-1990년대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반도체 장비사업에 몸담고 있었는데, 우연히 RFID가 부착된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RFID에 대해 연구해왔고,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RFID를 목표로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세연테크놀로지를 설립하게 됐다.

세연테크놀로지는 RFID 업계를 이끌어가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가장 기억나는 것을 꼽는다면?

-우선 유통/물류관리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의 이력관리가 가능하며, 고객사가 보유한 장비를 활용하여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의류 등 SCM분야의 재고와 물류관리 영역에서 리드타임(Lead-time)을 단축하고, 고정비용을 절감하는 등 고객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제조분야의 공장자동화시스템이다. 2002년 말 H사의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지금까지 공장자동화 분야에서 RFID를 적용하고 있으며, 독보적인 노하우를 쌓아왔다. 특히 반도체와 LCD 산업 등 제조라인에 RFID를 활용한 공정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생산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등 경쟁력을 강화시켜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연테크놀로지만의 물류관리시스템이란 무엇인가?

-RFID를 이용한 물류관리시스템이다. 제품(Unit)별로 부착된 태그가 RFID를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을 지나가면 저장된 정보를 PC 또는 DB에 전송하게 된다. 즉, 생산지에서 물류센터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시점까지의 물류, 그리고 유통과정에서 입출고 현황과 상품 이력을 RFID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출하, 입출고, 판매 등 각각의 포인트에 RFID 리더를 설치하여 물류흐름을 추적(Tracking)하면 생산자와 판매자는 물론 최종 소비자도 생산정보와 이력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세연테크놀로지는 ‘무인 물류 접수방법 및 장치’ 특허등록, ‘무선태그를 이용한 우편물 접수 방법 및 장치’ 특허출원, PDA용 RFID 리더 개발, 주파수 대역별(125㎑, 134.2㎑, 13.56㎒, 900㎒) 리더와 원천기술 확보 등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CE(유럽), SRRC(중국), FCC(미국), TELEC(일본) 등 다수의 국제인증을 획득해 기술력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RFID 전문기업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해외제품을 수입하는 중간 유통기업들도 많다. 이에 반해 세연테크놀로지는 내부에 연구소를 두는 등 기술개발을 중시해왔다.

-외산 장비를 들여와 판매하는 기업, 그리고 일부 품목만 개발하고, 나머지 품목은 타사 제품을 활용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 사실이다. 우리 회사는 국내 시장정보를 바탕으로 여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분야별로 특화되니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특수한 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6년 ‘차세대유비쿼터스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RFID의 핵심 요소기술인 RF, 디지털, 안테나 등 독자적인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해왔고, 전 세계 RFID 기업 중 가장 많은 주파수 대역별 제품 라인(50여종)을 구축하는데 바탕이 됐다.

앞으로도 주파수 대역별(저주파, 고주파, 극초단파), 리더 타입별(고정형, 이동형, 모바일형, 스마트폰 연동형)로 RFID 제품을 개발하는 등 시장의 상황과 요구에 부합하는 신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세연테크놀로지는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RFID 기업들이 인수되거나 사라졌으며, 지금도 출혈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RFID 시장의 규모가 워낙 협소한데다 경기가 침체되면 최종 고객사(End user)들이 긴축경영을 펼치기 때문에 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는 시장 다각화를 위해 해외시장, 특히 중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중시하게 됐다. 외산 장비와 경쟁할 수 있도록 최적화와 안정화에 노력했으며, 가격 경쟁력을 위해 원가 절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또한 현지 시장에 맞는 판매망과 A/S망을 확대하고 있다.

RFID의 시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1973년 마리오 카둘로가 특허를 등록한 시점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 말 RFID라는 용어가 언론에 언급된 바 있다. 국내 RFID 사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2000년 초반은 RFID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고,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과 제품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에 진출하면 기술력 하나만큼은 최상위 기업 수준에 견줄 수 있는 중소기업들도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서 해외사업을 위한 발판 마련도 쉽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RFID 업계는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RFID시장에 대해 해외시장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실생활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바코드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물인터넷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RFID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침체됐던 시장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물인터넷에 대한 많은 관심이 RFID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사물인터넷과 RFID가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또한 국가 차원에서도 스마트팩토리 등의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급속한 성장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RFID시장이 서서히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회생계획을 조기졸업하면서 업계에서는 세연테크놀로지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세연테크놀로지의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회생절차를 수행하느라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조기졸업을 계기로 그동안 어려운 사정 때문에 유보했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투자도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기존 고객 유지는 물론 신규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RFID산업과 세연테크놀로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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