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글로벌·물류부동산 ‘맑음’, 해운 등 ‘흐림’

지난해에도 M&A는 어김없이 물류산업의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올해도 M&A는 물류산업의 주요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올해 물류산업에는 다양한 M&A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물류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이런저런 M&A 관련 설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쏟아지고 있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면 1월에만 최소 2건 정도의 M&A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택배, 관심 있는 기업 많은 만큼 활발한 M&A 예상
물류산업 중에서도 M&A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곳이 바로 택배시장이다. 택배시장에서의 M&A는 올해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부 택배업체들 간 M&A가 진행되면서 올해 택배시장 M&A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일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택배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뜻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택배시장은 유통기업들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이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는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 확대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택배시장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될수록 택배물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택배시장 진입에 관심을 두고 있던 기업들의 움직임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점 역시 올해 택배시장 M&A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농협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농협은 택배사업 진출에 대한 검토를 재실시하고 있으며, 1월 중으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체 A사는 최근 자신들의 택배서비스를 위해 택배업체가 구축해 운영 중인 전담조직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비스 강화와 신규 사업 진출이라는 맥락에서 검토했지만 법률적인 문제 외에도 쉽게 풀지 못할 여러 문제들이 있어서 현재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 업체 역시 과거부터 택배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던 업체인 만큼 향후 택배업계 M&A의 큰 손이 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는 없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택배업체 간 M&A가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여러 인수합병이 진행되면 택배시장 구도가 1강 6중으로 접어들면서 2위권 다툼이 치열해지기 때문으로, 1위와의 격차를 줄이고 독보적인 2위권을 차지하기 위해 일부 택배업체들이 M&A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일부 택배업체들은 특화된 시장 공략을 위해 중소형 택배업체의 인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 대형 택배업체는 소형화물택배업체인 B사의 인수를 검토했다. 도서 등의 소형화물 시장은 저단가 시장이지만 당일배송 등을 비롯한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곳으로, 새로운 마켓과 서비스 구축을 위해 M&A를 검토한 것이다.

앞으로는 특화된 시장에 맞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특화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형 택배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로 진출하는 택배업체들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해외로 나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업을 개시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내에 정착된 택배 모델을 가지고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계 투자회사들의 물류센터 매입 사례 증가할 듯
지난해 대형 물류센터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그리고 주인이 바뀐 곳도 많다. 물류센터 건립과 화주사 유치를 마친 후 누군가에게 매각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계 투자회사 또는 금융권에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많은 금융투자회사들이 물류센터 매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들은 올해부터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회사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올해까지 무조건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하고 있을 정도다.

로컬 금융업체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피스 분야보다는 물류센터 투자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일부 업체는 매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 소비 침체 등의 상황을 겪으며 경영상태가 나빠진 기업들이 자산인 물류센터 등을 매각하고 이를 재임대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물류기업과 물류기업 간 M&A 활발히 진행될 듯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M&A를 통해 성장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새로운 사업영역에 뛰어들고자 할 때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현지 로컬 물류기업과 특화된 물류기업의 M&A전략을 구사해왔다.

국내 물류기업들 역시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새로운 서비스 영역에 뛰어들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현대글로비스가 폴란드를 거점으로 해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 BMW, GM, 도요타, 폴크스바겐, 스즈키 등 글로벌 제조사의 물류를 수행하는 현지 물류기업 ‘아담폴(Adampol S.A.)’을 인수한 게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회적으로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인수한 롯데로지스틱스의 전략도 좋은 예다.

올해는 이러한 물류기업과 물류기업 간 인수합병이 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아왔던 기업들이 보다 빠른 시너지 창출과 외형 확대를 위해 M&A라는 전략을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올해부터 업계에는 크고 작은 지각변동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룹 내 경영 상태와 전략으로 인해 매물로 나오거나 인수되는 기업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물류 효율화를 위해 물류자회사 등을 흡수 통합하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그룹사들이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하던 물류를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로 인한 M&A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해운, 화물, IT 등의 M&A는 주춤
지난해 자산과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해운업체들은 아직도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 모면을 위해 끊임없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부분이다.

현재 하림컨소시엄(하림그룹·JKL컨소시엄)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실사가 진행 중인 팬오션 등이 새로운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화물운수사업자 등의 경우 지속되는 불법 번호판 논란과 화물운송실적제 신고 등의 영향으로 변수가 큰 만큼 M&A도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많으며, 물류 IT분야와 기기설비 분야에서의 변화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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