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종합대책·공유경제 등 최신 경향 살펴야

경영환경은 항상 변화한다. 변화하는 속도와 폭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변화를 잘 읽으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 이는 비단 물류업계 내부의 변화에 한정되지 않는다. 성공한 경영인과 전문가들은 다른 사업영역은 물론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류 경영자들이 올해 꼭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정리했다.

1. 화물운송실적신고제
지난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화물운송실적신고제의 행정처분이 마침내 시작됐다. 운송업자는 1월 1일부터 실적을 투명하게 신고해야 행정처분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준비과정이 부실한 기업들은 행정처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나친 걱정은 잠시 내려놔도 괜찮을 것 같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 간담회에서 중대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여 사업자의 의무준수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2. 비정규직 종합대책
지난해 12월 29일 비정규직 종합대책 정부안을 발표되자 산업계와 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정규직 전환에 걸리는 시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 것이 핵심인데, 정규직이 되지 못하면 기업이 퇴직금에 연장기간에 받은 임금의 10%(이직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업무숙련도가 향상되어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를 폈지만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며, 경영계는 이직 수당이 부담이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물류업계에서도 물류센터 현장 인력 등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안이 통과될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 공유경제
하나의 제품을 여럿이 나누어 쓰면, 비용을 절감시키고 생산성은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논리가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2008년 등장한 이 용어는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물류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류산업은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즉, 인프라 혹은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유경제는 이미 물류산업에서 오랫동안 추진되어왔다. 바로 ‘공동물류’다. 경제 전문가들은 2015년에는 공유경제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산업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을 기대해볼만 하다.

4. M&A
2015년에도 물류업계의 M&A 가능성은 여전하다. KG그룹의 동부택배 인수 건처럼 생존을 위한 중견기업 간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탄 마련을 위해 물류 계열사를 내놓거나, 계열사와 합병할 수 있다는 설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대다수는 물밑에서 주판알을 튕기는 중이다. 가장 큰 이슈는 해운업계다. 팬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은 1월 15일부터 실사작업에 돌입한다. 알려진 입찰 가격은 1조 600억 원. 그러나 실사가 M&A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어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5. 모바일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모바일 기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놓고 있다. 더 많은 모바일 제품들이, 그리고 모바일 생태계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도 모바일은 중요한 요소가 됐다. 단순히 위치를 확인해주던 택배앱은 접수부터 반품은 물론 택배기사와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 또한 모바일 쇼핑의 증가로 물류업계에게 또 다른 물량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에도 물류업계에 모바일 열풍은 계속될 것이다.

6. 당일배송
아침에 주문해 저녁에 받을 수 있는 당일배송 서비스의 수요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일배송을 두고 택배기업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와 화주기업들도 가세했다.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맨과 서울 서초구~강남구에 3시간 이내 배송을 약속하는 롯데프레시가 대표적이다.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구글이 당일배송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을 당일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프레시’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음에도 고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적절한 운임이 보장되지 않으면 리스크로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7.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가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특히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미국과 중국이 배출량 통제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월 12일부터 문을 연다. 대상 기업은 현재 525개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물류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적재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2014년 처음 시행된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 인증’은 온실가스 절감 실적이 우수한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다. 이처럼 올해에는 온실가스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8. 사업영역 파괴
2015년 물류업계에는 영역을 파괴하는 기업들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이러한 움직임은 화물운송업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이나 특송 영역에 진출하는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물류와 관련성이 높은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포장과 컨설팅, 인력아웃소싱 등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칫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본래 사업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뒤 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9. 초니치(Ultra-niches)
틈새시장을 쪼개고 쪼개 새로운 틈새시장에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매출 향상 등의 성과를 올리는 경영기법을 초니치라고 한다. 1인가구용 미니세탁기나 유아 전용 새제 등이 대표적이다.
제조업과 유통업계에 이어 물류업계에서도 초니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시간에 배송하는 서비스나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서비스, 특정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한 실버택배 서비스 등이 초니치를 겨냥한 물류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초니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물류기업의 도전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10. 사회적 책임(CSR)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려는 물류기업들의 행보가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바자회나 봉사활동, 기부금 모금과 전달, 타 단체와의 협력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고용창출도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길 중 하나다. 물류산업진흥재단과 같은 단체들도 무료 직무교육 등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 물류업계가 사회적 책임 이행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입지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참여한 직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어 긍정적이다. 올해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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