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순둥이처럼 묵묵하게 자신들의 업에만 집중해왔던 택배업계가 처음으로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택배서비스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만지작대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이처럼 화를 나게 만든 것일까.

그 주인공은 바로 농협이다.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택배업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택배업체들은 만약 농협이 시장에 진입할 시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이 택배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박하게 진행된 것도 드물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직접 택배사업을 언급하기 시작하며,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수차례 민간택배업체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농협은 지난해에도 시장 진입을 위해 외부 업체를 통해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또 다른 투자 회사를 통해 민간 택배업체 인수를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도 언론을 통해 택배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지속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각을 세우고 있는 택배업계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할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선 택배업체들은 전국 택배업 종사자들의 반대 입장을 연대서명 탄원서 형태로 모아 청와대, 국무총리실,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경고성 행위로, 자신들의 입장에서 볼 때 공멸로 가는 길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농민 경제와 유통 직거래 활성화 등의 명분을 내세우며 시장에 진입하려는 농협과 국민 생활서비스 저화와 시장질서 붕괴 등을 이유로 각을 세우고 있는 택배업체들의 행보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만 놓고 봤을 때 택배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농협의 명분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농협이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물류산업의 특성과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또 농협의 지나친 문어발식 수익사업 확장 진출이 농협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고 장기적으로는 농협 자신과 전체 농민의 이익에도 반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택배시장 참여를 검토 중인 농협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택배업계의 입장을 살펴보았다.

PART 1. 택배를 통한 농산물 구매 추이 분석
PART 2. 두 개의 공공기관과 경쟁해야 하는 민간택배사
PART 3. 명분 약한 농협의 택배 카드-1 ‘주 7일제’
PART 4. 명분 약한 농협의 택배 카드-2 ‘콜드체인 택배’
PART 5. 농민을 위한다면 민간택배와 협력하는 방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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