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장인 양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 주목

1948년 개교한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교장 백기언)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남지역의 대표적인 고등 교육기관이다. 특히 지난 2009년 항만물류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지정된 뒤 우수한 학생들을 키워내며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이 전액 지원되는 것은 물론 첨단 실습시설과 국내외 현장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CJ대한통운 등 유수의 물류기업과 공기업에서 활약하는 졸업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현장에서도 교육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창의·혁신 선도할 ‘영마이스터’ 육성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에 위치한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는 ‘산업 현장의 창의, 혁신을 선도할 영마이스터(젊은 전문가) 육성’을 교육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 학교는 물류장비기술과(3개 학급)와 물류시스템운영과(2개 학급)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급 당 20명, 한 학년에 100명씩 총 30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는 현재 39명(원어민 영어 교사 2명 제외)으로, 학급 당 2.6명의 교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국어와 수학 등 일반고교에서 가르치는 보통교과와 항만물류를 다루는 전문교과의 비율을 35:65로 편성하여 1, 2학년 교과는 주로 기초 과정을, 3학년은 실무중심의 실험, 실습을 위주로 운영된다.

물류장비기술과는 물류엔지니어링에 특화시킨 것으로 컨테이너 장비, 하역 장비, 운반 설비 등의 운영과 정비를 위한 이론과 실무를 가르친다. 물류관리에 초점을 둔 물류시스템운영과는 운송과 보관, 하역, 포장, 정보 등 물류시스템 전반에 대한 기획력과 운용능력, 관리능력을 함양한 전문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한다. 또한 학생들은 학과수업과 별도로 정보활용능력을 포함해 3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크레인 시뮬레이터 등 첨단 교육 시설 눈길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는 이론과 함께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실무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기 마련인데, 학교는 캐드실, 유공압실, 항만장비정비실, 하역장비운전실습실, 랩실, 지게차실습장, 산업설비실, 전력전자실, 항만자동화실습실 등을 갖췄다.

특히 크레인 작업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크레인 시뮬레이터, 실제 지게차 자격증 시험이 진행되는 지게차실습장 등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가의 시설이다. 이와 더불어 교내에서 실습이 어려운 경우에는 순천대학교와 한국폴리텍V대학교, 한국항만연수원 등 관련 기관에 위탁교육을 보내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 졸업생들은 평균 5.3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취업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 학생들은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의 위치가 면에 소재해 시가지와 다소 거리가 있고, 교통이 불편한 점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또한 기숙사 생활은 취약계층과 타 지역 학생들도 차별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숙사는 학생들에게 일체감과 소속감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더욱 밀착하여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는 동기가 되고 있다. 학교의 일과는 아침 9시에 시작하여 방과후 활동까지 모두 마치면 저녁 9시가 된다. 그 사이에 충분한 휴식시간과 양질의 급식 등이 제공된다.

일과시간이 길어 학생들이 지치거나 싫증을 느낄 수도 있을 법하지만 학교생활을 게을리 하는 학생은 보기 드물다. 신순인 마이스터부장은 “우리 학생들은 마이스터가 되어 좋은 물류기업에서 취업하겠다는 열의가 굉장히 강하다. 학교생활에 충실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외국어 교육·해외연수 지원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일반교과 과정에서는 체득할 수 없는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방과후 활동으로 글로벌 환경 적응을 위한 외국어 교육프로그램과 각종 자격증취득 중심의 전공심화수업 프로그램, 취업 활성화를 위한 자율동아리 학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도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방과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물류관리사 시험에 무려 19명의 학생이 합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함께 물류에 관한 소양과 현장의 이해를 위해 산업체견학, 산업체현장체험학습, 전문가초청 특강,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한진 컨테이너터미널, 한국국제터미널, 광양선박 등 18개 기업과 공사에서 연수를 진행했으며, 국외로는 중국 심천, 홍콩, 싱가포르 등을 방문해 학생들의 안목을 넓히도록 했다.

또한 직업기초능력 향상을 위해 수리영역, 외국어영역,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인·적성능력 향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산학협력에서도 힘써 현재 118개의 기업과 기관, 대학과 협력하고 있으며, 산·학·관 협의회와 산업분야별 협의회(Sector Council)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70.50%의 취업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58명(8월 기준)이 취업이 결정됐다. 학교 측은 올해에는 취업률 100%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Q :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방준수 : 어릴 때부터 항만을 보며 자랐다. 막연하게 항만에 있는 중장비를 운전하고 항만물류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왕이면 마이스터가 되자는 꿈이 있어서 입학을 결심했다.

조은서 :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고 들어 고민이 많았는데, 물류기업에 입사하고 싶어서 항만물류고에 입학하게 됐다.

Q : 학교생활에서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방 : 우리 학교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 유용하다. 지금까지 지게차, 천장크레인, 생산자동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조 : 저녁 시간에 진행되는 전공 심화학습을 꼽고 싶다. ERP 교육 등 수업시간에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다루는데, 적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Q : 두 학생 모두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방 : 한화에서 일하게 됐다.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채용기회가 와서 지원하게 됐다.

조 : 나는 물류기업, 특히 택배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여름방학 때 CJ대한통운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터미널도 직접 둘러보면서 재미있는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취업에 도전했다.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Q : 장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방 : 많은 학교 선배들이 학교까지 찾아와 소중한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나도 사회에 나가 더욱 노력해서 후배들에게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조 : CJ대한통운에서 일하게 됐는데, 택배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CJ대한통운이 국내 택배 물동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열심히 해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전문가가 되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