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의 발전

오세아니아 식민지로부터의 육류 수입으로 폭발적 성장
19세기 유럽 강국들이 자신들의 식민지로부터 육류 등의 식량을 가져오는 오랜 항해 동안 식품의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한 노력이 콜드체인이 비약적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1850년 영국의 인구는 2,800만 명이었으나 1880년에는 3,500만으로 증가하였다. 갑작스런 인구 증가는 영국 육류식품의 부족을 초래하여 30년간 가격이 배로 상승하였다. 이에 19세기 말 유럽의 육가공업자들은 목장 사육이 편리하고 광활한 목초지가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주목하였다. 1851년 호주와 뉴질랜드의 소 가축 수는 6만 8,000두, 양은 23만 두에 그쳤으나 1880년에는 70만 두의 소와 1,300만 두의 양이 사육되는 등 공급을 위한 사육이 대폭 늘어났다.

당시에는 장기 운송, 장기 보존 기술이 부족하여 우수한 육종은 통조림으로 가공되거나 수지로 만들고, 양은 양모를 생산하고 남은 나머지가 그대로 폐기되었다. 따라서 이 잉여고기를 육류 공급이 부족한 유럽으로 운송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장기 보존에 대한 특허가 200건을 넘을 정도였다.

1876년 호주에서는 영국으로 가는 암모니아 냉각방식의 냉동선박을 진수하였으나 파이프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고장이 발생해 실패로 돌아갔다. 이듬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성 니코라스 항을 출발한 파라과이호가 프랑스의 르 하브르 항까지 80톤의 냉동 양고기를 수출하는데 성공한다.

선박 사고와 고장 등으로 약 7개월간의 항해 끝에 성공했지만 암모니아 가스 냉각방식으로 운송에 성공했다는 결과에 자극받은 호주는 영국행 냉동육류 전문회사 스트라스레븐(Strathleven)사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또 다른 냉동우육회사 뉴질랜드호주랜드사는 1882년 2월 샤머스(Chalmers) 항을 출발한 두네딘(Dunedin)호가 500마리의 양고기와 돼지고기를 싣고 98일의 항해 후 런던에 도착해서 산지가격의 2배 이상의 이익을 올린다. 연이어 마토라(Mataura)호는 암모니아·탄산가스를 매체로 한 공기순환방식으로 개량된 찬 공기를 냉동실에 주입하는 등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적인 성과를 거둔다.

1890년 이후 선박도 증기선으로 바뀌고 영국이 주도하는 냉동장치 기술도 개발되어 1894년에는 연간 10만 두의 양을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로부터 이송한 소고기, 돼지고기와 양고기의 양은 1910년까지 60만 톤에 이르렀다. 프랑스 또한 남미의 식민지로부터 대량의 냉동육을 본국으로 운송하였다. 냉동육류뿐 아니라 과일도 운송했다. 과일을 위한 냉장컨테이너의 사용은 유나이티드후드사가 1902년 시장성이 좋은 열대과일인 바나나를 운송하면서 시작되었다.

1938년 미국에서 운송회사를 운영하던 헤리 워너와 영화음향장치 제작자인 조셉 누메로는 영화 촬영을 위한 냉장 트럭을 이용, 1941년 본격적인 충격방지 냉장트럭의 특허를 내고 US Thermo Control사(이후 Thermo king이 됨)를 창업하였다. 이 회사는 해외 주둔 부대의 병참지원을 위한 미국 육군과 대단위 계약을 하면서 콜드체인 사업이 번창하게 되었다.

1950년 이래 식료품 외에도 적정온도유지가 필요한 의약품이나 화학제품이 FDA(Food & Drug Administration)의 규제 하에서 해외로 운송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온도를 맞춘 운송과 보관이 글로벌 특송사인 UPS와 FedEx의 항공수송망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해외운송은 고도의 온도유지 기술과 통관, 각 공급 단계에서의 시설과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점차 콜드체인을 특별히 담당하는 3PL이 탄생했다.

1970년대부터 일본은 대규모의 신선한 해산물을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행기 화물탑재량의 제한과 복잡한 양쪽 나라의 통관수속, 도착 당일 통관할 수 있는 비행기 도착시간대의 예약, 수입상 엄격한 품질관리 등에 익숙한 전문 3PL들은 경쟁 없는 수익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한 해외로부터 식품의 수입과 국가의 식품수출정책 등이 활발해지면서 상품을 신선하게 운송하기 위한 리퍼(reefer) 장치가 해운사, 항공사에서 필수적인 운송장비가 되고 있다. 전 세계 약3,500만 컨테이너 중에서 6.25%인 약 200만 개가 냉장 컨테이너로 사용되고 있다.(*Drewry Maritime Research 2012기준 참조)

급속동결기술의 발전
클래런스 버즈아이(Clarence Birdseye)가 급속동결이 냉동상태의 식품의 질을 비교적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발견한 이후 기술은 -1℃에서 -5℃(얼음 입자의 크기가 결정되는 온도대)를 25분이내 단시간에 통과하는 방법으로 정형화되었다. 얼음 결정을 작게 하여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해동 시 동결 전 상태로 근접하게 복원하여 최초의 품질을 유지토록 한다는 이 기술은 실용화 단계에서 계속 연구되어 왔다.

동결속도가 급속한 경우는 미세한 얼음결정이 근섬유 세포 내에 무수히 분산하여 많이 생겨나나 소형이고 핵이 성장할 여유가 적어진다. 얼음결정은 추후 외부환경에 의해 다른 얼음입자 또는 수증기와 결합하여 얼음결정의 성장(growth of ice crystal)이 이루어지는데 얼음성장이 일어나면 그만큼 동결식품의 품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탐만(Tamman)의 이론에 의하면 얼음결정의 크기와 수는 냉동보관의 온도, 그 상하변동의 폭, 냉동저장기간에 따라 달라지며, 세포 내 체액 속에 생긴 얼음결정이 세포 밖으로 이행하면 세포 밖에 큰 소수의 결정이 되어 세포조직을 압박하고 축소, 파괴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따라서 냉장보관온도를 가능한 낮게 하고 그 상하 변동은 될수록 적게 하고 가능하면 냉동보관기간을 단축할수록 품질 손상이 덜 일어날 수 있다.

다양한 냉각 매체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얼음 냉각 방법은 간단하다. 그러나 얼음의 융해온도인 섭씨0도 부근까지만 가능하고 식품조직 내의 수분들이 빙결되지 않아 단기간 내에는 문제가 없으나 자가분해와 세균의 증식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반면 얼음무게와 부피, 녹은 후의 불결과 얼음보충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드라이아이스(Dry Ice)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체와 고체만이 존재하며 냉각력은 섭씨 -80도까지로 얼음보다 2배 이상의 냉각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기화하여 사용 후 처리가 깨끗하고, 기화 탄산가스가 세균류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식품 보존성을 높인다.

액체질소가스(LN2)는 대기압 하에서 섭씨 -196도에서 증발하여 냉각력은 얼음의 1.2배정도로 크다. 필요에 따라 한 개씩 동결하는 IQF(Individually Quick Frozen)를 제조할 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식품 도매상, 슈퍼마켓 등에서 많이 사용하여 개별식품의 냉각효과를 높이고 있으나 초저온을 만들므로 간혹 식품에 균열이 생기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어육이나 새우를 유효사용 기간까지 사용하도록 급속 냉각할 때 많이 사용한다. 세계 2차 대전을 치르면서 식품 중 육류는 냉동처리하고 채소, 우유 등의 냉장처리가 대량으로 실험되었다.

냉동냉장 패키징의 발전
대량식품의 장기보존, 품질의 저하방지 등을 위한 냉동냉장은 보관이나 운송시설 등 물류에서 처리되는 것뿐 아니라 각 개별 식품의 관리를 개별 패키징으로 보완하는 방법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세균 방지와 박테리아 차단의 기능을 하는 무균처리 목적의 패키지가 등장했다. 이와 관련한 패키징 기술은 산소차단 포장, 온도변동기록 부착장치, 항균, 포장지의 침수, 습도 침투율, 방향제, 각 식품의 유효기간 연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