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가다”

최근 물류센터의 경향을 이야기할 때 ‘대형화’를 빼놓을 수 없다. 도로가 발달하고, 다품목에 대한 시장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한 곳에서 입출고와 보관을 처리함으로써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는 어디에 있을까?
중국도, 일본도 아닌 바로 우리나라에 있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현대 오산물류센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규모만 대형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 오산IC로부터 1.4㎞, 서울 양재IC까지 35㎞에 불과해 ‘빅마켓’인 수도권과 가깝고, 평택항과 40분 거리에 위치해 향후 보세화물 등 중국과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기대된다.

 
창고 갯수가 무려 72개

현대로지스틱스가 운영하는 오산물류센터는 대지면적 5만 4,719㎡(약 1만 7,000평), 연면적 20만 291㎡(약 6만 1,000평)로 창고가 72개에 달한다. 화물차 561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단일 물류센터 기준으로는 아시아 No.1이다.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으로 지어졌다. 이 중 지하부터 지상 4층은 냉동과 냉장을 겸할 수 있는 창고가, 5층은 상온 창고로 활용할 수 있다. 저온과 상온제품을 동시에 취급할 수 있는 복합물류센터지만, 비중을 놓고 보면 냉동냉장 전문창고에 가깝다. 이는 최근 시장의 흐름에 따른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신선 식품과 유기농 제품에 대한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FTA 등으로 육류나 과일 등의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보관공간을 찾는 화주기업도 많아졌다. 오산 물류센터는 이러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것과 동시에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적으로 구축됐다. 물론 상온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기 때문에 냉동제품과 상온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화주기업을 위한 토털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열기ㆍ냉기ㆍ화재 위험까지 잡아

오산물류센터는 보관공간을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170평에서 최대 600평까지 다양하게 나뉘어있기 때문에 물동량에 따라 원하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 센터 내에 설치된 고배 냉동기는 인버터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온도가 일정 수준까지 내려가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절전효과를 낸다. 냉동기마다 계량기를 따로 설치해서 언제든 사용량을 체크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는 전기료가 비용에 포함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여기에 유니트쿨러와 디퓨저를 설치해 냉매의 손실을 줄이고, 냉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에는 44kW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도 일부 설치해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냉매는 기존에 많이 쓰이던 ‘R22’가 2017년부터 사용이 자제됨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적은 ‘R404a’를 도입했으며, 벽에도 3중 방열 패널을 시공해 온도를 잡았다. 바닥은 초평탄 콘트리트 바닥으로 처리해 온도차에 의한 균열을 방지하고 노출 콘크리트 마감으로 HACCP를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냉동냉장창고는 냉동기 등 많은 전력기기를 사용하고 있어 화재의 위험에서 노출되어있고, 최근에도 큰 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오산물류센터는 화재 감지를 위해 각실마다 광전식 센서를 부착한 화재 탐지기를 설치했다. 이 탐지기는 연기를 감지하는 즉시 경보를 울려 신속한 대응을 돕는다.

 
국내 최초로 각 층마다 램프 설치

오산물류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각 층마다 화물차량이 직접 전출입할 수 있도록 건물 측면에 진입 램프(Ramp)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즉, 하역장을 센터 중앙 통로에 설치하고, 램프를 통해 층마다 차량을 진입시켜 곧바로 상·하역 작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1층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건물 외부의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는 방식보다 최고 30분가량 작업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낸다.

램프 폭은 차폭과 안전거리 등을 고려해 8m로 되어있으며, 회전 반경은 13m다. 또한 병목현상을 막기 위해 진입로와 출입로를 따로 구분해 차량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진출입 시 완화구간도 마련했다. 차량은 소형 탑차에서 대형트럭, 40피트 트레일러, 윙바디 트럭까지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윙바디 차량이 측면으로 하역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고, 하역장 내에는 컨테이너도 보관할 수 있다. 도크 밑에는 흡기구를 설치해 매연으로 인한 작업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제트팬을 설치해 환기에도 신경을 썼다.

 

미니인터뷰 /
유영석 현대로지스틱스 오산물류센터장/부장 (사진)

Q : 현대 오산물류센터의 가장 큰 장점을 하나 꼽는다면?
A : 각 층마다 차량 접안이 가능한 램프다. 국내 최초인 이 램프는 최대 360대의 차량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어 대규모 물류센터임에도 소형 물류센터처럼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밀폐형 구조라 눈이나 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 램프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Q : 램프를 오고 가는 차량기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이런 시설을 처음 접하다보니 처음에는 어떻게 올라가겠느냐고 말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주행해보면 도로 폭이 넓고, 경사도도 낮은 편이어서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반 대형할인마트보다 더 안전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Q : 층고가 높은 편인데?
A : 대부분의 냉장냉동창고 층고가 6m인데 반해 오산센터는 지하 1층이 8m, 지상 1층~4층은 9.4m다. 층고가 높으면 그만큼 적재공간이 많아지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화주가 센터를 임대할 경우 보통 평수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층고가 다른 물류센터보다 높은 만큼 화주에게도 더 유리하다.

Q : 센터를 운영하는데 있어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
A : 안전사고 방지와 온도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도 6.2의 내진 설계는 물론 224개의 CCTV, 비상발전기 등을 갖추고 있으며, 종합관제실에서 24시간 온도와 습도까지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Q : 향후 오산물류센터의 운영 방침은 무엇인가?
A : 항상 고객의 니즈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물류센터와 다른 차별화된 세심한 서비스로 고객은 물론 현장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종사자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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