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의 시작은 골판지포장에서부터”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이사장 오진수)은 골판지와 골판지상자 제조업을 소관하는 비영리법인단체로, 60개사의 조합원사가 국내 골판지포장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전국조합이다. 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의 김진무 전무이사를 만나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골판지포장산업 현황과 조합의 목표, 운영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골판지포장과 함께 한 23년
“내용물을 보호하고, 제품의 수송·보관·하역을 편리하게 하며, 판매촉진의 역할을 하는 골판지포장은 유통 비용과 물류 효율화 면에서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산업 분야이다.”

김진무 전무는 “1990년 1월 골판지조합에 입사하면서 골판지포장산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며, “골판지포장과 함께 한지 어느덧 23년, 업계와 함께 울고 웃으며 본의 아니게 골판지포장전문가가 되었다”고 하였다.

김 전무에 따르면 국내 골판지 및 골판지상자의 매출 규모는 3조 1,522억 원에 달하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 종이·판지 생산량의 8위에 해당된다고 한다.

골판지포장조합에 입사하기 전에는 산림조합에서 근무를 했던 김 전무는 평생을 조합에서만 근무했다며, 조합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사인 산업계와 정부의 중간자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 산업계의 상황, 애로사항 등을 정부에 제대로 전달하고, 정부의 정책을 업계에 정확하고 빠르게 전파하고, 나아가 정책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취사선택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정책진흥기관으로서의 조합에 대해 설명하고, “이와 함께 조합은 업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속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컨대 골판지포장산업은 1980년대 말부터 국내 경공업의 잇단 해외 이전으로 수요처를 대거 잃고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이때 조합은 신수요 찾기에 역점을 두고, 농산물 포장에 주목하였다. 기존에 15~20㎏씩 포장하던 농산물을 3~5㎏씩 소포장하고, 무 포장 농산물을 골판지상자로 포장해 골판지 사용량을 크게 늘렸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홈쇼핑, 온라인쇼핑 등 신 유통업태의 등장으로 택배 시장이 크게 성장해 골판지포장업계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았다.

김 전무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로운 수요를 끊임없이 찾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조합이 할 일”이라고 말하였다.

“2013년은 지속성장 촉진의 해”
골판지포장협동조합은 골판지포장산업의 장단기 발전전략 수립, 경영기술지도 및 인력고도화 사업, KS/ISO 등 골판지포장규격의 제·개정, 공동구매, 공동판매 및 위탁판매 사업, 국제협력 교류를 통한 선진기술 정보의 보급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해 골판지포장업계는 수요 부족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구조조정 막바지의 중견·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택배 및 신 유통업태의 성장에 힘입어 다른 산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영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더욱이 3년간 수직 상승하던 원자재 가격도 안정화되면서 큰 불길은 막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2012년을 정리했다.

또 “2013년에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골판지포장업계가 지속적인 동방성장을 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체제 구축에 주력하고, 올 상반기에 실시될 예정인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배추·무 하차경매제를 계기로 배추·무의 골판지포장화를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환율이 안정화됨에 따라 골판지원지, 옥수수전분 등 원부자재의 수입을 통해 기업의 원가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중앙회와 더불어 보증공제사업을 강화함으로서 골판지포장기업의 영업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이라며 2013년은 골판지포장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하차경매, 배추·무 골판지포장화의 신호탄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사장 이병호)가 현재 트럭 적재상태로 경매되고 있는 무와 배추 등 특수품목에 대해 하차경매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지난해 10월 전면 실시를 발표하였지만 산지유통인과 하역노조 등의 반발로 실행하지 못하였다.

김진무 전무이사는 “하차경매는 골판지상자나 플라스틱상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조합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항 중 하나”라며,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였다.

“우리 조합은 1996년부터 배추·무의 골판지포장화를 주장하며 수차례에 걸쳐 시범사업을 선도적으로 실시해왔다. 농산물의 골판지포장화를 통해 농산물 산지에서는 상품성 향상 및 정량 거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유통업체는 농산물 포장의 규격화 및 표준화를 통한 물류체계의 개선으로 유통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소비자는 골판지상자를 통해 농산물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먹거리의 구입이 가능해진다.”

김 전무는 “예전과 달리 농산물의 물류합리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유통주체인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의 적극적인 개선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추·무의 전면 포장화로 인해 골판지포장업계에 약 3,000억 원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랭지 배추가 수확되는 6~7월에 ‘포장배추 사먹기 운동’을 펼쳐 배추·무의 골판지포장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하였다.

택배용 골판지상자의 표준화 필요
김진무 전무는 “조합 산하의 법인기업이 우체국택배의 택배용 골판지상자를 제조·보관·위탁판매를 담당하고 있어서 택배상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각 택배사별로 골판지상자의 규격이 달라 회원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택배 업계가 협력하여 표준화, 규격화를 도모한다면 골판지상자업계가 원가 절감을 통해 최저 원가로 최적의 포장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골판지포장은 물류산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물류신문’ 독자들이 골판지포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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