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행위원회 반대의 벽 넘지 못해

미국 최대 물류운송업체인 UPS가 네덜란드 특송업체 TNT익스프레스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지난 1월 30일 공식성명을 통해 밝혔다.

유럽연합(EU)의 행정기관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두 회사 간의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통보함에 따라 UPS는 10개월여 간 이어온 인수 작업을 철회하게 되었다. UPS의 스콧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공식성명을 통해 “EC의 입장이 변하지 않은 데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UPS는 지난해 3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TNT익스프레스를 약 52억 유로(약 7조 3천3백억 원)에 매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UPS 창사 10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세계적인 물류기업의 합병으로 인해 세계 물류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잇달았다.

유럽집행위원회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에 도이체포스트의 DHL과 함께 유럽 시장에서 과점 지위를 차지하게 되고, 다른 경쟁사들의 유럽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았다. EC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UPS는 수개월에 걸쳐서 협의를 진행하였다.

UPS 측은 UPS와 TNT익스프레스의 일부 자산을 프랑스 우정공사인 라 포스트의 택배 자회사 DPD에 매각하는 내용의 협의안을 EC에 제출하고, 두 차례 수정한 계획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EC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1월 14일 UPS는 매수 계획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유럽위원회로부터 통고받았다.

UPS는 EC가 공식적으로 승인 거부 의사를 발표하면, TNT에 2억 유로의 위약금을 물어주기로 하였다.

한편, 10개월 간 진행되어온 인수 노력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TNT익스프레스의 주가가 한때 51%까지 폭락했다. TNT 관계자는 UPS와의 M&A가 무산됨에 따라 기존에 수립한 경영전략을 실행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UPS의 스콧 데이비스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유럽위원회의 거래에 대한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구체적인 타협안을 제안했지만, 유럽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고수해 인수가 무산되었다”라고 유감을 나타내며, “앞으로 UPS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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