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서비스 위기 진단과 해법

△김영민
NS홈쇼핑 SCM 팀장

우리나라에서 택배가 시작된 이후 요즘처럼 택배관련 뉴스가 주요 언론을 통해 연일 기사화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주문한 상품이 최근에는 여러 요인으로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졌고, 택배기사의 하루 물동량 초과로 밤늦게 배송이 되거나 임의배송 하는 사례가 빈번해짐에 따라 요즘 택배가 왜 이러냐는 내용이 많다.

택배는 국민생활편의서비스이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면 국민 대부분이 불편을 느끼게 된다. 필자 역시 홈쇼핑에서 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터라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 바로 택배서비스다. 이에 현재 택배서비스 수준을 총괄적으로 분석해 보고 그에 따른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실제로 서비스 품질이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수치로 확인해 보겠다. 필자의 회사는 우리나라 메이저 택배회사는 물론 중소 택배회사와 모두 거래하고 있으며, 실시간 택배정보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터라 택배회사의 배송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래 자료는 매월 평가한 2012년의 택배익일배송률 자료이다.


그래프를 보면 2012년 12월에 택배익일배송률이 전월 대비 5%이상 급격하게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전체 배송률 추세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월의 폭설과 한파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그 변수가 작용했던 요일을 제외하고 비교해봐도 연평균 배송률 95% 대비 3% 정도 수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배송률 1%의 하락이 어떤 의미인지 감이 안 올 것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2년 택배 물동량은 14억 598만 상자라고 했다. 이를 300일로 나누어 보면 일평균 486만 상자 정도가 된다. 즉 486만 상자의 3%인 약 15만 상자의 배송이 하루 이상 지연돼 15만 명의 잠재 배송지연 불만고객이 매일 발생하는 것이다. 한 달 누계로 환산하면 약 375만 명(15만×25일)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5%를 점유하는 셈이다.

배송클레임의 증감 추세 여부 파악해야

그래서 택배익일배송률을 분석하면서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바로 실제 배송클레임의 증감 추세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 배송클레임에는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배송지연과 관련된 클레임이고 두 번째는 배송접점클레임 즉, 임의배송과 불친절 관련 클레임이다.


이제까지 택배익일배송률이 이렇게 장기간 회복되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특히 특정월에 하락하는 경우는 대부분 명절 특수기가 있는 달이거나 여름 휴가철 정도였고, 겨울에는 폭설이 내린 이후 3일 정도의 실적만 하락하던 추세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월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서 필자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배송클레임률에 대해서 상세하게 언급해 드리지 못하는 점은 양해를 바란다. 하지만 결론은 알려 드릴 수 있다.

필자의 결론은 택배익일배송률이 1% 하락 할 때 마다 배송클레임은 그 두 배인 2%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1:2의 법칙(O2=One : 2)이라 부른다. O2법칙이라 부른 이유는 택배가 이제는 산소와 같은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상품이기 때문이다. O2법칙에서 2를 발생시켰던 대부분의 요인은 바로 사전에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배송문의가 대부분이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뉴스에서 폭설이 온다고 하면 누구나 ‘내일 길이 미끄럽겠지. 대중교통으로 출근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만약 홈쇼핑에서 주문을 했다면 ‘이거 오늘 주문했는데 우리 집은 내일 받을 수 있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 그럼 이 상황에서 우리 택배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택배기사가 이탈하고 중계가 지연되는 것은 바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구사되고 동시에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만약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배송하라는 지시가 내려간다면 그건 정말 말일 뿐이다.

기다리는 고객에게 문자 하나, 전화 한 통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배송을 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고객에게 안내할 수 없다고 반문 할 수 있다. 그럼 하루 종일 배송하고 나서 밤 10시에 고객에게 안내하겠다는 말인가?

지금 고객이 기다리는 것은 내가 받을 택배를 택배기사나 택배회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평소에 사전콜을 못했다면 폭설과 같은 변수가 발생하는 날에는 무조건 사전콜을 해야 한다. 그건 고객에 대해서 지금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인 것이다. ‘고객님 오늘 폭설로 인해 배송이 지연될 수 있어 부득이하게 문자로 안내 드림을 양해바랍니다.’

그래서 필자가 제시하는 첫 번째 해법은 바로 ‘사전콜’이다.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럼 남는 숙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고객에게 사전콜을 할 수 있을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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