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 간 국제물류부문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 박용안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몽골은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다양한 교류를 하여 왔으며, 언어적으로도 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많은 말들이 동일한 뜻과 발음을 갖고 있다. 몽골은 156만 ㎢의 넓은 영토에 인구 28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내륙국이며 석탄, 구리, 형석, 몰리브덴, 우라늄, 금 등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세계 10대 자원부국이다.

그러나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과 접하고 있는 내륙국이어서 이들 국가에 안보와 교역을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어 양 강대국의 변화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탈피하여 교역의 다변화와 외교 관계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여 왔다. 이러한 몽골의 다변화 교역 정책과 외교 정책은 중국 러시아, 남한, 북한, 나아가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적용되어 왔다.

한때 사회주의 정권으로 인해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몽골은 1980년대 후반 구소련의 개혁과 개방정책 추진에 따라 모든 나라와 호혜적 관계를 강조하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와 1990년 수교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몽골 간 국제물류분야 협력은 2010년 해운물류 분야에서 차관급 회의와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 MOU) 서명에 의해 급진전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010년 하반기 2명의 해양 전문가를 몽골정부에 파견하여 국제물류, 해운, 항만, 수산 분야에 대한 다양한 자문을 몽골정부에 한 바 있다. 2011년에 양 국은 합작 해운회사 설립에 합의하였으며, 한국해양대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몽골유학생을 선발하여 해기사 양성을 하였다. 2012년에는 몽골 공무원에 대한 해운분야 기초 교육이 2주간 일정으로 시행되었다.

▲ 컨테이너를 싣고 몽골 내륙을 지나는 철도의 모습

우리나라와는 2010년부터 국제물류 협력 시작

혹자는 내륙국인 몽골에게 해운과 항만 활동이 어떤 쓸모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내륙국이야말로 이러한 국제물류 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 외의 국가와 교역을 할 경우 수천 ㎞에 달하는 수송로를 통해 물류를 처리해야 하는 몽골로서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물류경로야 말로 자국의 번영에 필수적인 것이다.

몽골의 영웅인 칭기즈칸이 바다에 이를 때까지 진격을 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오늘날 몽골인들은 경제부국을 이루기 위해서 해운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몽골인들은 장보고의 정신을 간직하고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운기업과 동북아 거점항만으로 성장한 부산항과 광양항에 주목하고 있다.

2012년 새로이 출범한 몽골의 연합정부-민주당(Democratic Party)과 군소정당 연합-는 이전의 도로교통건설도시개발부를 분리하여 도로교통부(Ministry of Road and Transportation)와 건설도시개발부(Ministry ofConstruction and Urban Development)로 확장하는 등 정부부서를 개편하였다.

주목할 점은 새로이 설립된 도로교통부가 해양활동과 해상운송을 관할하는 해운과를 설립한 점이다. 또한 정부의 특별 임시조직인 몽골 해양수산청(Mongolia Maritime Administration)을 확대 개편하고 해운, 항만 수산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몽골 새 정부는 도로교통부 조직 구성을 통해 몽골의 해양에 대한 진출의지를 밝힌 것이다. 따라서 몽골은 유연탄과 철광석 등 자원 수출을 기반으로 새로운 국제복합운송로의 개척, 동북아 복합운송망 구축, 도로와 철도 등 물류기반 시설의 건설과 운영, 해운 및 항만 산업의 육성과 지원, 수산업의 육성, 해양 자원 탐사 등 각 부문에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 구정권도 해양산업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왔으며 당시 도로교통건설도시개발부 장관이 우리나라를 수차례 방문하여 협력기반을 다졌다.

▲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부국 중 하나이다. 사진은 광물채굴 장면

지난해 3월 합작해운기업 설립에 합의

한국과 몽골간의 여러 협력과 교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우선 중국은 2000년대 들어 몽골의 제1위 교역대상 국가로 부상하였고, 몽골 내 제1위 투자국으로서 몽골의 소비재 공급을 주도 하고 있다.

또한 몽골 교역의 관문항인 천진항 이용과 천진항 물류시설부지를 임차 운영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동안 몽골의 교역량 중 90%를 점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나 몽골과 중국 간의 교역증가로 그 영향력이 점차 감소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몽골의 철도운영, 광산 개발과 채굴, 석유 공급 등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몽골은 국제물류분야에서도 주 물류경로인 울란바토르-자민우드-중국 얼렌후티-천진항 뿐만 아니라 울란바토르에서 러시아 울란우데를 경유하여 러시아 극동항만을 이용하는 러시아 경유노선도 비상시 운송경로 혹은 대체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2012년 11월 북한 인민회의 의장의 몽골 방문 시 몽골 대통령은 북한의 항만이용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몽골의 대내외적 여건 변화와 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한국과 몽골이 기존 협력 과제들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협력과제들을 논의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호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합작해운기업 설립 건은 양국 합작기업 간 2012년 3월에 합의하였지만 아직 자본금에 대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몽골 광물자원을 수출할 선적항만으로서 단동항 등 중국항만과 보스토치니, 나홋카 등 러시아 항만의 공동개발과 운영도 양국 간 협력사업으로 제안할 수 있다.

다자간 협력사업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당국과 기업들이 동참하는 몽골자원의 동북아 통과운송 사업 추진, 북한의 나진항 및 러시아 보스토치니와 나홋카 항만의 개발과 운영, 몽골 내륙지 및 국경 내 물류단지 및 물류시설 개발에 공동 참여, 몽골 교통 물류 인프라시설 공동 투자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몽골은 동북아 내 중립적 위상을 다각도로 활용하려 하고 있으며 동북아 역내 통과운송 활성화는 동북아 국가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몽골 간 장기적 협력과제로 몽골 광물자원-특히 유연탄-의 중국 및 북한지역 통과운송을 고려할 수 있다. 몽골은 2010년 중국으로 약 1,000만 톤에 달하는 유연탄을 트럭으로 운송한 후 매년 그 물동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몽골 교통 물류 인프라 건설과 국제물류 처리는 낮은 인구밀도와 왕복항 물동량 불균형으로 사업의 재무적 타당성이 낮고 투자 위험이 클 수 있다. 도로 및 철도 등 교통 물류인프라 건설에 우리나라, 몽골, 중국, 러시아 기업들의 합작투자와 각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 위험을 낮추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몽골은 여러 면에서 보완적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영토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부족한 자연자원을 외국에서 수입하여 내수품과 수출품으로 가공하고 있다. 자원부국인 몽골은 넓은 영토에 인구가 희박하고 해안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러시아와 중국을 통과하여 타국과 교역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몽골 간의 국제물류 분야 협력은 해양국과 내륙국의 호혜적 시각에서 가능하며 타국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긴밀한 경제협력과 분업구조를 고려할 때 몽골의 국제복합운송망과 관련된 해운, 항만, 도로, 철도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우리나라와 몽골을 포함한 다자간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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