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 지영호 박사 (국립 한경대학교 정책대학원 글로벌물류학과 겸임교수)

▲ 지영호 박사
2013년은 여성대통령으로 새 정부가 탄생되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한국은 새 정부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 과제로 경기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내적 경제의 안정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말하고 있다.

현재 물류는 국가의 미래의 신성장동력군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대선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글로벌 경제의 대동맥인 물류에 대한 공약이 빠지고, 인수위원의 면면을 보면 물류에 대한 무지가 있어서인지 의지가 없어서인지 물류 정책을 조율하고 기획, 집행. 감독 할 수 있는 기능이 각 부처별로 분산돼 있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류가 신성장동력군으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핵심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DHL Global Forwarding CEO Hermann Ude는 2010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APEC CEO Summer 2010’에서 “물류산업의 선진화는 APEC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라고 주장했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유통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물류의 효율성과 선진화를 추구해 왔다.

또한 국가적 측면이든 기업적 측면이든 많은 비용 부담을 갖고 있는 부문이 물류분야이다. 이 분야는 물류서비스 역량분석과 경쟁우위 역량의 여지도 많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경쟁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물류 부문은 경쟁적 지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세계는 물류전쟁 중이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자체 물류 물류시설을 확보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고 그룹 외부의 물량을 처리해 주는 3자물류가 세계 물류전쟁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물류는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 경쟁의 핵심이다.

향후 10년 동안 글로벌물류 규모가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세계 물류시장은 3조 7,000억 달러 규모였고 2020년에는 약 8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국내 물류기업이 글로벌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물동량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물류 시장을 외국 글로벌 물류기업에 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높인다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의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세계 7위의 수출국인 한국의 물류경쟁력은 23위에 불과하다. 또 세계 50대 물류기업(3자물류)에 들어가는 국내 업체가 없다가 2013년 CJ와 대한통운의 합병으로 20위권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중부유럽의 신생국 슬로베니아의 코퍼항. 한국의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가 2006년 물류 기지로 삼은 곳으로 중부 유럽의 물류관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류산업은 슬로베니아 국내총생산(GDP)의 7~10%를 차지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1인당 GDP는 현대글로비스가 처음 진출한 2006년 1만 9,400달러로 한국(9,706달러)보다 낮았지만 이듬해부터 추월해서 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는 정부의 발 빠른 정책 입안과 정부의 육성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10월에 아세안 10개국 경제 장관들이 모여 ‘2013년 역내물류서비스 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내용의 로드맵을 짰다.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방문하여 42억 달러의 30년 만기 무이자 차관 제공을 미얀마에 약속했다. 또한 캄보디아에 60억 달러를 투자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인도와 일본, 호주 및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아세안은 물류강국들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치열한 물류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에 대한 정부의 원조액은 약 300내지 4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 범국가 차원에서 선진물류기획단을 만들어 글로벌물류기업 육성과 항만투자를 준비하였지만 유야무야 되었다. 일본이 투자하기로 한 베트남 하이퐁항 개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토해양부가 먼저 검토했다.

이제 물류는 협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류를 총괄할 수 있는 사령탑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물류 정책을 일관성 있게 기획,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해운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 하였다. 포스코나 한국전력 등 대형 화주들은 해운산업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외부 전문기업이 맡는 3자물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래서 국내 해운산업은 태동한지 얼마 안 되어서 세계 5등의 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물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업과 상생이 필요하다. 양쪽이 서로 협력과 공동의식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양쪽을 함께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일본은 중앙은행에서 0% 금리로 15년간 물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테마섹(국영투자회사)의 100% 자회사인 PSA가 세계 50개국 항만에 투자하도록 6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4만 달러 국민소득이 물류 강국에서 나온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국내 물류시장은 물류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이다. 생존을 위한 네트워크(Net-Work), 협업체제(Co-Work), 전략적 제휴(Contract Business)를 통한 상생의 기틀을 어떻게 세우는가가 향후 물류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화 시대에 기업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협동화 및 공동화야말로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물류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물류는 어느 한 부처의 국이나 실로 운영될 수 있는 현안이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해운항만청을 통해 물류의 기틀을 잡았으나 더 이상 발전이 없었던 것은 그동안 정권을 잡은 정부의 인식 부족이라고 말 할 수 있다.

2013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부처간의 중복되는 사업으로 국토해양부의 공동물류지원과 지식경제부의 물류인프라구축 사업이 중복되어 혈세가 낭비되는 사례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물류정책은 여러 부처에 분산 되어 있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부처 간에 중복 사업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물류를 총괄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이끄는 중추 산업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등을 꼽는다. 하지만 선진국 국가들의 산업 형태는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지 않고 서비스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물류서비스와 의료산업의 허브화로 국민소득 4만 불의 부유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중장기 발전전략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연 5%대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광, 의료, 물류서비스 육성을 통해 1인당 연간 소득 4만 불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은 노동집약적, 낮은 인건비의 제조업 국가는 가치 하락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시대다. 이에 대응해 서비스로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하는 국가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부가가치 산업인 물류서비스 산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정부 조직도 상의 3위원회와 ‘미래물류경제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하여 물류를 총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미래물류경제경쟁력강화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국방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에 분산돼 있는 중복 정책을 일관성 있게 총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류는 서민을 위하고 행복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

지영호 물류학 박사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수학. 유한양행에서 28년간 근무한 후 한경대학교 물류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한국 SCM학회 이사. 한국유통경영학회 이사,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물류선진화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지식경제위원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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