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에 건설 중인 낭트-아뜰랑트 신공항 논란

우리나라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할 것인가? 건설하면 어디에 건설할 것인가? 내륙인가? 해안인가?

현재 지방 공항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데 굳이 건설할 필요가 있는가? 기존의 김해(부산) 공항을 확장하면 안 되는가?

동남권 신공항의 최적지로 거론 되고 있는 밀양과 가덕도 후보지를 놓고 경북 도민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에서는 밀양을, 경남 부산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에서는 가덕도에 건설하겠다는 애매한 정치적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선거 후에도 다시금 “건설한다, 안한다, 밀양이다, 가덕도다”라는 논란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개항 목표로 한창 건설 중

프랑스 낭트는 파리에서 서쪽으로 약 385킬로미터(자동차로 4시간) 떨어진 항구도시로 인근의 쌩 나자르는 조선산업으로 유명하다. 서울·부산과 파리·낭트는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많다. 2004년에 개통한 KTX는 처음에는 서울·대구를 연결 한 후 2010년부터 대구·부산 전 구간을 연결하였다.

반면 1989년에 개통된 프랑스의 대서양 노선은 파리로부터 르망까지 약 208킬로미터 만 TGV로 연결되고, 르망-낭트는 기존 선으로 연결하고 있다.

낭트는 프랑스 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 중의 하나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항을 건설하자는 논의가 1960년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30년 후인 1990년 중반까지도 큰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90년대 후반이 되면 현 낭트-아뜰랑트 공항이 포화될 것을 예상하고 신공항 건설을 본격화하기 시작하였다. 현재의 공항은 300만 명을 처리하는 공항으로 도심으로부터 8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소음 등의 문제 때문에 확장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프랑스 내 낭트 위치(빨간색 A)

프랑스 정부는 2008년 2월 신공항 건설을 허가 하였고, 낭트시를 비롯한 지방 정부에서는 2012년부터 건설을 시작하여 2015년 개항을 계획하였다. 신공항 건설은 5억 6,000만 유로 (약 9,000억 원)를 투자해 두 개의 활주로를 건설하여 1단계로 연간 4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2단계로 900만 명(2050년)의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공항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터미널의 설계는 파리공항(ADP)이 담당하였다. 건설비의 57%인 3억 2,000만 유로는 시공사인 빈치(Vinci)사가, 22%인 1억 1,500만 유로는 지방 정부, 21%인 1억 2,550만 유로는 중앙정부에서 부담하고 있다. 향후의 공항 운영은 빈치사가 구 공항과 함께 운영하기로 하였다.

환경·강제철거 문제로 개항 불투명

그 동안 유럽의 지방공항들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 통합으로 인한 저가항공사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지방 공항의 수요 확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객 터미널 건물과 관제탑이 같이 있는 신공항

이에 대응하여 유럽의 지방공항들은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을 신축하거나 저가항공사 및 기존 항공사들에게 지역 거점을 제공하기 위해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신공항은 지표 고속교통수단과의 연결을 통한 한 개의 도시를 기반으로 한 공항에서 지역 거점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낭트 신공항도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서부 대공항으로 명명하고 250킬로 내의 도시(로리앙, 렌느, 브레스트)를 배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종전에 파리를 경유하여 유럽 주요 도시로 향하던 것을 파리를 경유하지 않고 신공항을 통해 유럽의 주요 도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 지방 공항들은 2차 세계 대전 전후로 항공이용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건설되어 현대적 시간가치의 이동 개념이 부족한 시설물이다. 따라서 현대적 개념에 부합하는 중형 규모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공항의 신설이 계속되고 있다. (예 : 리옹, 베를린, 바르셀로나 등).

그러나 프랑스 신 서부 대공항 건설과 관련하여 지난 11월 17일 환경단체들이 주도한 대규모 시위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어 건설 계획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다. 특히 현 사회당 정부의 수상인 장 마르크 에이로가 낭트 시 사장 출신으로 사회당과 함께 현 정부의 연정을 이루고 있는 유럽 녹색당이 반대 시위에 적극 개입하고 있어 큰 정치적 쟁점화가 되고 있다.

특히 건설을 맡고 있는 빈치사의 강압적인 강제 철거로 인해 시민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2015년의 개항은 이미 어려워진 것으로 예상된다.

▲ △낭트로부터 30킬로미터 북서 방향의 신공항 위치(빨간색 원 : 신공항 부지, 빨간색 상자 : 현재 공항, 파란색 점선 원 : 낭트 도시권)

우리나라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반면교사

프랑스 신 서부 대공항 건설은 우리나라 동남권 공항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내륙이냐? 연안의 바닷가인가?하는 입지 선정 문제이다.

둘째, 프랑스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주민 참여(Public involvement)에 상당한 공을 들왔음에도 환경 문제라는 큰 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지방공항들이 현재의 수요 부족을 저가항공전용 터미널 건설을 통한 저가항공사의 적극적인 유치 혹은 신공항 건설을 통한 종전의 지방공항과 해당 국가의 수도권 연결 중심에서 유럽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허브 공항으로 자리 메길 할 수 있는 지방공항 건설을 계속하고 있는 점이다.

현재 동북아 지역의 국민소득 및 이동성이 크게 변하고 있는 측면에서 4~50년 전에 계획되고 건설된 공항으로는 새로운 수요 및 공항으로서의 위상정립이 어렵다. 따라서 지방공항의 재정비기 필요하고 이를 통한 수요의 유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째, 종전의 여객을 중심으로 항공수입 위주의 공항에서 화물과 비 항공 수입을 확대 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할 뿐 아니라 공항 인근지역의 물류단지화를 통한 부동산 수입 증대 측면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프랑스의 신 공항 건설이 시사 하는 여러 가지 사례를 가지고 한국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바람직한 해법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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