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for the Port

“Together for the Port.”
최근 함부르크항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내용은 연초부터 실시할 대형선박의 항비할인 조치, 특히 친환경 선박에 대한 우대정책 등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항비할인에 대한 내용으로는 대형선박 우대, 환적화물 우대, 친환경 선박 우대 등에 관한 설명이 있었는데, 그 중 대형선박에 대한 할인율은 선박의 길이에 따라서 더욱 강화되었으며(길이 360m 이상 일 때 1,500Euro, 390m 이상 일 때 3,000Euro 할인), 컨테이너선박의 항비, 110,000GT 상한부담제도 계속될 예정이라 한다.

항비에 대한 매년 항만운영비상승률 반영조정도 내년에는 연초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것을 4월 1일부터로 지연시켜 1.9%만 상승 반영한다고 한다. 환적 컨테이너에 대한 항비우대도 내년 4월 1일부터 20%까지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이렇게 함부르크항만이 항에 기항하는 선사들에게 어려운 해운경기 속에서 운항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방안 중 눈에 띄는 것은 친환경선박 할인에 관한 것이다.

선박의 ESI(Environmental Ship Index) 스코어가 50이상의 친환경선박에 대한 할인상한율을 기존 1,500Euro에서 2,000Euro로 30%까지 높이고, 새로운 첨단기술로 친환경적 기능이 보강된 초대형선박(ULCS)에 대해서는 별도로 추가할인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함부르크항의 진입수로인 엘베강 입구에 해상교통관제시템을 최신식으로 정비, 도입하고 이곳으로 대형선박이 진입하는데 필요한 인원을 충원했으며, 도선료에 대해서도 부담상한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 한다.

대형선과 친환경선박 대상 항비절감 발표

이번 발표내용을 중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항비절감의 초점이 대형선과 친환경선박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유가상승과 조선기술의 발달로 스케일메리트를 노린 선사들이 운항 코스트를 절감하려는 방편으로 추진한 선박의 대형화는 점점 심화되어 현재는 바야흐로 10,000TEU급 이상까지 와있다.

대형선을 맞이할 수 없는 항만은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계의 허브항만은 저마다 이것에 대응하는 화물처리 능력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항만 터미널 시설의 화물처리 능력과 연계수송 능력의 강화도 필수다.

이런 맥락으로 대형선에 대한 항비할인율 강화도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친환경선박일 경우 ESI를 기준으로 항비상한율을 높여준다는 것은 친환경 문제에 있어 유럽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들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유럽항만들, 함부르크를 포함해서 로테르담, 암스테르담, 앤트워프, 르아브르 등은 이미 2011년 7월부터 ESI를 도입하여 그 스코어에 따라 톤세를 할인해주고 있는데, 이번에 함부르크항은 그 할인율을 높임으로서 그린포트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한다는 의미의 ‘투게더’

또 하나 상기할 점은 이 모든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 슬로건을 “Together for the Port”라고 내건 것이다.

이러한 할인조치를 발표하기 위해 함부르크 시·주 당국과 항만당국, 그리고 항만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총체적으로 단결하여 항을 위해 구체적인 안을 ‘요금할인’이라는 형태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사실 함부르크항은 북해에서 엘베강으로 100㎞ 안쪽에 위치한 하항(river port)이다. 이는 구조적으로 초대형선이 해상터미널에 접안하는 것이 다른 심해항만보다 까다롭다는 얘기다.

물론 10,000TEU 급 이상의 초대형선이 2011년에만 300척이 함부르크항에 기항하였고, 13,000TEU 선박도 항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들이 컨테이너를 만재하여 항만에 들어오는 것이 용이해지려면 현재 추진 중인 엘베강 진입로 준설공사가 마무리 되어야 한다.

함부르크항은 개항 823년의 세월 동안 시대에 맞게 끝없이 현대화되어 지금의 입지를 다졌다. 현재도 계속해서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새롭게 개발되어 현대의 해운상황에 맞게 건설된 신형항만보다 빠를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에 이 준설문제가 지난 몇 년간 이슈가 되어 왔었다.

따라서 이번 할인조치는 항만이 현재 항을 이용하고 있는 선사들과 앞으로 이용하게 될 미래의 고객들이 진입로 공사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겪을 불편함을 비용절감이라는 메리트로 상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만의 입장에서 고객들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한 방안인 것이다.

보도자료의 끝부분을 보면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모인 주체들의 장, 즉 함부르크 주 경제장관, 함부르크 상공회의소장,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 함부르크항 운영자협회 회장들이 한 마디씩 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통된 요지는 요금인하 조치로 인해서 함부르크항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인데, 이들이 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항만의 이용자를 위해 공통적으로 안을 내놓고 가격할인으로 합의를 보았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Together for the port”에서 투게더란 바로 함부르크 주·시 정부, 상공회의소, 항만공사, 그리고 항만 관련 기업들 모두가 함께하는 의미의 투게더인 것이다. 이들이 뭉친 이유가 바로 ‘for the port’, 즉 ‘항만을 위해서’라는 것은 그 만큼 함부르크항이 함부르크시의 경제, 나아가 독일의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생 위해 힘을 모은 모습 배워야

우리는 굴지의 해운회사들를 가지고 있고,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자랑하며, 세계 5위의 항만을 보유한, 세계의 수출입 물동량의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무역국가이자 해운강국이다.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항만산업, 조선산업,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각각의 주체가 협력하여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는 모습을 위의 함부르크항의 사례를 보면서 기대해 본다.

또한 미래의 개척시장이 될 환경시장을 주도적으로 선점하고 있는 유럽 항만들의 행보를 지켜보면서도 느껴지는 바가 크다. 온실가스배출 감축의무에 대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조약인 ‘교토의정서’의 효력이 이달 말로 끝나게 된다.

현재 200개국이 모여서 의정서를 연장할 것인지에 대한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는 하나 올해 안에 합의를 이룰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고, 못하게 될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기후조약 제정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러한 때에 녹색기후기금(GCF : Green Climate Fund)의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한 우리가 가지는 세계 속의 입지는 무엇인지, 마련될 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지, 현재 상황에서 생각해 볼 문제이다.

▲ 함부르크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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