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점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

    택배업체의 경영자나 관리자들은 잘 아는 얘기지만 일본의 택배업체들은 개인들의 화물을 주로 취급점을 통하여 집하한다. 야마토택배의 경우에는 전국적인 취급점의 수가 300,000개가 넘고 취급점을 통하여 개인화물의 50% 이상을 접수하고 있다. 개인화물을 취급점을 통하여 집하한다는 것은 개인화물을 기업화물화하는 의미가 있다.

즉 개인들의 화물을 집하하기 위하여 송하인의 집을 방문하여 화물을 확인하고 운송장을 작성한 후 요금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높은 요금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택배사원들이 꺼리게 되고 방문 집하 개인택배가 활성화되지 못한다.

반면 취급점은 길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도 좋으며 이미 운송장이 작성되어있고 요금도 사후에 정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집하가 이루어지게 되며, 다량의 집하가 이루어진다면 집하비용이 대폭적으로 감소하게 되어 기업화물이나 다름없게 된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택배사업 초기부터 취급점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설 가능 업체들을 대상으로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현재 편의점과 나들가게, 시골지역의 구멍가게 등을 제외하면 취급점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적다. 또한 개인택배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당일집하서비스를 하나의 상품처럼 판매하기도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개인집하는 송하인과 택배사원이 시간 약속을 하고 대면(對面) 집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집하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결국 일본의 경우처럼 개인들이 원하는 날짜나 시간에 화물을 보내기 위해서는 취급점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점을 일찍이 간파하고 스스로 정보시스템과 접수용 장비를 개발하여 취급점서비스를 개시한 곳이 바로 CVnet이다. 사실 이제 CVnet은 취급점이라고 하기 보다는 하나의 택배업체이고 제휴한 택배사는 말 그대로 CVnet의 제휴업체가 되었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자신들의 수배송망을 이용하여 화물을 도착시키고 편의점에서 찾아가기를 희망하는 수하인들의 화물을 편의점에서 전달하는 명실상부한 택배사가 되어 있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취급점 조직이 CVnet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체국택배의 경우에는 전국의 읍·면·동 단위 또는 대형 건물 내에 설치된 우체국 3,000여 개를 통하여 개인택배화물을 집하하고 있다. 이곳에는 화물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는 저울과 자 등이 비치되어 있고 적정한 포장을 할 수 있도록 판매용 박스도 마련되어 있어 많은 개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1. 취급점의 필요성

국내에서 취급점이 활성화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필자도 일본 국민과 우리나라 국민의 국민성이 다르고 택배화물의 구조가 다르며 국내에서는 사업초기부터 방문집하 서비스를 해 주었기 때문에 이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선뜻 무거운 화물을 들고 취급점까지 가려고 하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취급점 개설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이미 국내의 단독세대가 전 가구의 20.3%를 차지하고 있고 2인(부부) 가구도 23.1%나 된다. 이들 2인가구는 맞벌이 부부도 많다. 이러한 1인 또는 2인 가구의 수는 계속 증가하여 2030년에는 51.8%까지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많은 부분은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젊은 층이며 국내 택배화물의 규모를 15억 개 정도로 추정할 때 개인택배 비율을 20%만 잡아도 연간 3억 개의 거대한 시장이며 매출기준으로는 1.5조 원(단가 5천 원)의 시장이 된다.

또한 온라인쇼핑몰과 CATV홈쇼핑 구매가 증가하면서 반품물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저단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택배업체들은 취급점을 통한 물량확대에 전력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 취급점 개설 기피사유

사실 취급점을 개설하고 싶지 않아서 방치한 회사들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편의점 외에도 부동산 체인점, 비디오대여가게, 세탁소, 아파트관리사무소 등 개인고객들과 접촉이 많은 점포 소유주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하였고, 실제로 개설도 많이 했지만 유명무실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가맹점주들 측면에서 보면 별로 소득도 되지 않으면서 일은 번거롭고, 맡겨진 화물은 자리만 차지하게 되며, 원하는 시간에 집하해 가지도 않고, 자칫 화물을 분실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 기피하는 이유이다.

또한 지금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 취급점의 경우에도 가맹본부에서 강제로 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지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루에 한 두 개 집하되는데 하나 집하해 봐야 라면하나 판매하는 것보다 낮은 수익이 발생한다면 나라도 기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가장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CVnet을 방문하여 접수를 해도 무게를 달고 송수하인의 성명, 전화번호, 주소를 입력하고 요금을 계산한 후 운송장을 출력하여 부착하는데 까지 본인의 경험으로는 최소 5분에서 10분까지 소요되었다. 바쁘게 살고 있는 개인고객들이 택배화물을 보내기 위해 취급점에서 5~10분을 기다린다면 인터넷 정보검색에서 10초를 못 기다리는 젊은 고객들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취급점에서는 필요한 박스를 판매하지도 않기 때문에 우체국을 방문하여 박스를 구입하고 포장을 한 후 발송을 한다.

굳이 집에서 발송을 하려는 송하인들은 기다려서라도 택배사원과 약속을 한 후 택배사원이 지참한 ‘작성된 운송장’을 부착하여 발송하기도 하지만 기다리기도 어렵고 시간도 안 맞으면 주소를 기록한 메모지와 요금을 화물에 붙여놓고 아파트 경비실이나 옆집에 맡긴 후 택배사원이 오면 발송해 줄 것을 부탁하여 처리하기도 한다.

일부 택배업 종사자들은 취급점의 개설 기피와 개인고객들의 이용 기피로 인하여 국내에서는 어차피 취급점 시스템의 정착이 어렵고 그렇다고 개인택배 화물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여 배달될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방문집하 형태로 최대한 고객과의 약속시간을 지키면서 서비스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취급점을 통한 개인화물의 집하는 택배사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고 이러한 개설 기피이유와 이용 기피이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이러한 개인택배시장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취급점 개설과 이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취급점 개설 및 위탁활성화 방안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제는 근분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3-1. 정보시스템을 통한 접수시스템 개발

우선 가장 먼저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정보시스템을 통한 접수방법의 개발이다. 홈페이지로 접수를 하든, 콜센터를 통하여 접수를 하든 집하접수 요청 시 송수하인에 대한 정보와 화물의 규격(중량과 부피), 화물의 종류 및 가격, 화물의 수량 등 요금의 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입력시키도록 하며, 이 정보에 의하여 요금이 자동 계산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등록자에게 제시하도록 한다.

고객이 이를 수용하면 요금에 동의하도록 하고 신용카드나 인터넷뱅킹, 무통장입금 등을 통하여 결제하게 하거나 착불을 선택한 경우에는 결제 없이 등록이 완료되도록 하고 접수번호를 부여한다.(일종의 전자접수증이다) 등록자는 자신이 보내고자 하는 날에 화물을 지참하고 가까운 등록된 택배사의 취급점에 찾아가 접수번호를 제시하고, 취급점은 즉시 접수번호를 입력하여 운송장을 출력 후 부착하고 접수증을 송하인에게 교부한다. 이렇게 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접수가 이루어지고 요금을 따로 주고받을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취급점의 접수에 따른 업무의 복잡성이 사라지고 송하인의 접수시간도 단축되며 양자 간에 기피요인이 소멸되어 취급점 개설 희망자가 증가할 것이다. 특히 아파트의 관리실과 같은 곳에서는 나이가 많은 관리자들이 운송장 작성 등의 어려움으로 취급점 개설을 기피하였으나 PC와 프린터 1대만 설치하여 인터넷을 연결해 놓고 접수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운송장 출력이 되어 부착만 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요금을 따로 받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업무처리하기가 무척 쉬워질 것이다. (아래 절차도 참조)

그러나 모든 일에는 항상 그림자가 있다. 첫 번째는 이미 요금을 지급했는데 실제는 발송을 하지 않은 경우이다. 다른 택배사를 통해서 보낼 수도 있고, 보낼 필요가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에스크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일단 결제된 요금은 모두 Paymentgate로 집결시킨 후 취급점을 통하여 운송장이 출력되었거나 배송되었다는 정보가 입력되었을 때 비로소 택배사로 결제가 이루어지도록 하며 발송되지 않은 접수건은 취소와 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송하인이 입력한 화물요금 관련 정보가 허위이거나 차이가 많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용자들은 가능한 작은 규모로 만들어 요금을 작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화물정보를 허위로 등록하여 요금차이가 발생하게 되면 수하인의 확인을 거쳐 수하인으로부터 추가요금을 수수하도록 하며 사고발생 시 배상금에 문제가 발생하면 송하인이 신고한 내용을 기준하여 배상이 된다”는 접수조건에 동의하도록 하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2. 취급가능 품목의 확대

350g 이상의 인쇄물 등에 대해서는 택배사도 취급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완화가 되었지만 이미 실제로는 많은 서류화물들이 택배시스템을 통하여 배달이 되고 있다. 이들 서류화물은 무게나 부피가 작기 때문에 요금도 그만큼 작아야 되지만 현재의 요금 체계로는 우체국의 등기요금보다는 매우 높게 되어 있다.

반면 이런 소형의 경량화물들은 개인들이 취급점을 이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화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초소형화물에 대한 우체국 등기와 경쟁할 수 있는 요금표를 만들고 이러한 소형 화물들을 많이 취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인고객들이 우체국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서류와 같은 초소형 화물을 쉽게 집근처에서 그것도 저렴하고 우체국등기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어야 한다. 다만 우편봉투와 같은 것들은 일반화물에 섞이면 분실될 우려가 많기 때문에 서류물 전용포장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것도 필요하다.

3-3. 독립 취급점 활성화

편의점과 같은 프랜차이즈가맹점을 취급점으로 선호하는 이유는 서비스 정책이나 요금 정책 등을 효율적으로 전달하여 시행할 수 있고, 요금의 수금이나 수수료의 지급 등을 본부를 통해서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화물의 접수가 정보시스템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요금결제까지 사전에 이루어진다면 남는 것은 수수료 지급문제뿐이며 이는 본사가 정보시스템을 통하여 신뢰성 있게 처리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따라서 아파트 관리실, 대형 건물의 관리사무실이나 보안실, 동네의 독립슈퍼마켓 등 다양한 점포 운영자들이 용이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입장보다는 보다 편안하게 개설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독립 취급점을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편의점과 나들가게와 같은 체인점들은 이미 주인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화물이 집하될 수 있는 지역의 버려진 대상자들은 많다. 아파트관리실, 오피스텔 관리실, 대형건물의 보안실과 같은 화물의 집하가 대량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관 외에도 재래시장의 가게들, 미용실, 세탁소 등 개인고객들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많은 가게들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취급점을 확대시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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