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단계 간소화와 물류

▲ 김영민NS홈쇼핑 SCM팀장
여러분도 아시는 것처럼 지금은 온라인 쇼핑이 유통의 대세가 되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케이블TV가 등장했을 때 오늘날과 같은 온라인 유통 혁명 시대가 올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불과 20년 만에 조상대대로 이어져 오던 전통 시장을 대체해 버렸다. IT기술이 유통에 접목되면서부터 유통 혁명이 시작 되었고 특히나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어플리케이션이 새로운 서비스 형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트렌드를 지나온 유통 발전 속도와 비교해 보면 이제부터 대세는 SNS 쇼핑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SNS 쇼핑이나 재래시장 쇼핑이나 유통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유통 재고에 대해서이다. 특히 유통 단계 간소화에 따른 유통 재고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류의 대응 방법 등을 이야기할까 한다.

단적인 예로 유통 정보가 상용화되지 못하던 시절에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소수의 유통업자가 매점매석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남긴 것이 유통 재고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재고=돈’이라는 사실에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판매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것인지?’ ‘어떤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릴 것인지?’이 두 문제에 대해 제조사이건 유통회사이건 늘 고민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유통 재고는 유통 단계가 많으면 많을수록 과잉 생산될 수 밖에 없게 된다. 과잉 재고는 그 만큼 유통 전반에 걸쳐 많은 돈 낭비를 불러 오게 되고 사회 전체의 낭비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기존 유통 패러다임에서 접근해 보면 제조사는 PUSH(재고 밀어내기)를 통해 유통 시장에 과잉 재고를 공급해 온 것이다. 또한 유통업자도 유통량에 따라 제조사로부터 가격 할인 혜택을 받기 때문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최종 유저 고객이다.

과잉 재고의 병폐를 무너뜨린 회사가 바로 도요타와 델컴퓨터이다. 그들은 PUSH 재고 운영 방식을 PULL(주문 후 생산)방식으로 전환하면서 해당 분야 최고가 되었다. 재고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은 PUSH와 PULL방식이 혼재되어 있는 온라인 쇼핑 시대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SNS 쇼핑 시대의 재고운영 방식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유통 단계가 간소화 되면서 제조사와의 직거래형태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재고 운영은 아마 대부분이 주문 후 생산 방식이거나 회원제 생산의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해 본다. 최근 이를 뒷받침해 주듯 주문 후 생산을 모토로 운영하는 쇼핑몰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회원제를 통해 회원에게만 특별한 가격으로 공급해 주는 회원제몰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두 형태는 모두 재고 혁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격이 그만큼 싸다면 누가 그 쇼핑몰에서 구매하지 않겠는가?

이제 물류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 PUSH방식의 재고 운영은 대량 생산 대량 판매를 의미하는 것으로 물류 생산성에서는 최고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는 고려되지 못했다. 전통 시장에서는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직접 상품을 가지고 간다. 따라서 배송이 필요 없다. PULL방식으로 전환되면서부터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물류에서도 시작되었다. 고객 주문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물류가 시작되고 고객 배송서비스가 온라인 쇼핑회사의 중요한 서비스 경쟁력이 되었다.

주문 후 생산이나 회원제 생산은 모든 물류서비스가 고객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류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생산성의 저하와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SNS 쇼핑으로 전환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쉽게 한 가지를 예측 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물류회사는 수익률이 점점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를 주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외부요인과 내부요인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우리는 외부요인보다는 내부요인에 집중해야 한다. 외부요인은 물류회사에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물류회사들은 외부요인 탓을 많이 한다. 고객 맞춤형 배송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라. 다음 편에서는 온라인 쇼핑 회사의 끝없는 배송서비스 경쟁 ‘배송은 내가 최고’를 살펴보고자 한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무차별적인 배송서비스 보다 택배회사와의 진정한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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