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hink your Supply Chain Networks”

▲ 홍석진보르도경영대학 교수
프랑스의 경영대학 시스템은 일반 대학과 상경계 그랑제콜로 구성 되어 있으며 상경계 그랑제콜은 사립으로 , 일반대학은 국립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상경계 그랑제콜은 각 지역의 상공회의소에서 운영을 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간의 준비기간과 입학을 위한 치열한 입시 경쟁 후 입학하게 된다.

각 학교 간 경쟁이 심한 가운데 보르도 상경계 그랑제콜인 BEM은 포도주, 공급체인망, 품질관리, 구매 분야의 전문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공급체인망 관련 전문 석사 과정은 유럽에서 가장 좋은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6월, 프랑스의 일부 상경계 그랑제콜에서는 공급체인망과 관련하여 포럼을 개최하였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BEM은 지난 6월 1일에 ‘재발견하는 공급체인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보르도에서 포럼을 개최하였으며, 파리에서는 ESSEC 경영대학원에서 6월 13~14일 양일간 공급망상에서의 위기관리라는 주제 하에 미국의 테네시 대학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들 대학의 포럼은 주로 유럽 내 각 기업의 사례위주로 발표되는데 그 중 BEM에서 발표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보르도 경영대학의 공급체인망 포럼 포스터. 자료 BEM 홈페이지

올해 23번째로 개최한 포럼의 내용을 보면 서로 다른 산업의 기업간 혹은 동일 산업에서 경쟁 기업간 공급체인 네트워크의 연계 혹은 협업 사례들이 발표되었다. 특히 주방용 세제, 샴푸,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독일의 헨켈 (Henkel)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로 배송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배송 효율성이 악화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헨켈은 2005년부터 까르푸(Carrefour)의 다(多) 공급자(Multi-Supplier : 다양한 공급자와 공동 배송) 소싱 전략에 합류하여 상당한 배송 효율의 개선은 거둔 바 있었다.

이후 헨켈은 이를 확대하여 자사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콜게이트-팜올리브 (Colgate-Palmolive), 레키트 (Reckitt)와 공동으로 협력하여 까르푸 뿐 아니라 다른 대형 할인마트인 오샹(Auchan), 레크레르크(L. Leclerc) 등에 공급하는 전략을 HECORE(Henkel-COgate-REckitt)라는 명칭으로 추진하여 600만 유로(약 9,000억 원)의 운송비 절감(운송사는 Kuhne-Nagel)을 달성하였다.

이는 연간 연료 80만 리터를 절감함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20%의 재고 감소, 보다 많은 횟수의 배송으로 특별한 투자 없이 크로스 도킹 시스템의 도입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 헨켈의 주요 상품과 로고 자료. BEM Supply Chain Forum 자료집 중

또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인 에너자이저(Energizer)의 유럽 공동배송 사례도 발표되었다.

이 사례에서는 서로 다른 기업 간의 협력 하고자 하는 열린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선, 공급 체인망과 관련한 조직의 변화를 주문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씨 디스카운트(CDiscount)가 모 기업인 할인마트 까지노(Casino)와의 협력으로 배송에 있어 Last Mile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발표되었다.

까지노는 프랑스 전국에 약 2,11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씨 디스카운트를 통해 인터넷으로 주문한 고객이 인근 까지노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가거나 배달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일반 할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종류의 물품에 대해 10~3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게 되었다.

▲ CDiscout와 까지노의 협력 관계. 자료 BEM Supply Chain Forum 자료집 중

오늘날 물류에서는 특히 린 (Lean)에서는 과거 대량생산에 의한 규모의 경제에 대한 모든 이점을 포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요구가 보다 세분화되고 자주 변화하는 것에 대응(Pull) 하기 위해서는 규모 경제로는 전체 최적화를 도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류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일정 시점까지 푸쉬(Push) 정책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즉 푸쉬(Push)와 풀(Pull)의 적절한 활용을 위해 때론 경쟁자와도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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