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심장에서 아시아의 심장으로…

-부산항 축제와 자매항 초청 국제회의 참관기-

▲ 이남연 폴주크 인터모달 한국대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부산항만공사가 주최하는 ‘자매항 초청 국제회의(Busan Port's A Congregation of Sister Ports 2012)’와 6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부산항축제’가 성황리에 그 막을 내렸다.

 

필자는 함부르크항만청 이호영 한국대표와 함께 한국부대표의 자격으로 이 행사에 초청을 받아 다녀왔는데, 이번 회에는 이에 대해 소개하기로 하겠다.

6월 1일에 개최된 자매항 초청 국제회의에는 부산항과 자매항을 맺고 있는 항만 중 5개 항만(함부르크, 상하이, 로테르담, LA, 오사카)의 대표자 및 국적, 외국적 선사의 한국대표들도 자리한 가운데 부산항만공사의 노기태 사장의 환영사로 식이 거행되었다.

각 항만의 발전전략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부산항만공사의 황성구 본부장, 함부르크항만공사의 Tino Klemm이사, 상하이항 SIPG의 Zhuge Yujie 총재, 오카사항의 Koji Maruoka 국장이 발표를 했고, 토론시간에는 각 항만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협력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열띤 토의가 영어, 한국어, 일어, 중국어로 동시통역으로 이루어 졌다.

여기에는 임정덕 부산대 명예교수의 진행으로 부산항 노기태 사장, 함부르크항만공사 Jens Meier 사장, 오사카항의 Koji Maruoka 국장, LA항의 박근호 대표, 로테르담항의 김만석 상무관이 참여했다.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피날레로 각 항만대표자들이 공동협력안에 서명을 하는 서명식도 가지며, 상호 협력을 통하여 항만의 국제적인 표준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뜻을 다졌다.

 

▲ 부산항 자매항 국제회의에서 공동협력안에 서명을 마친 각 항만 대표자들

 

이어서 ‘부산항 국제교류의 밤’ 행사가 러시아에서 온 아름다운 범선, ‘나제즈다호’에서 부산항 관련 기관 및 단체 주요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이 선상 파티를 즐기며 네트워킹의 시간을 가진 후, 이번이 제5회째를 맞는 ‘부산항축제’의 개막식이 열리는 동삼동 크루즈터미널 야외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개막식 행사 중 자매항 국제회의 초청자들과 부산시장, 홍보대사 등이 무대에 올라 행하는 ‘터치버튼’ 순서가 있었는데,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불꽃과 팡파르가 터지고, 유명가수들의 축하공연과 불꽃쇼 등이 펼쳐지며 부산항축제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부산항축제는 3일까지 무려 7만 5천명이 몰려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부산에서의 국제회의와 부산항축제를 처음부터 지켜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연코 부산항만공사의 열정과 리더십이었다. 상하이항, 함부르크항, 로테르담항, 오사카항, LA항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항만들이다.

이러한 항만들의 대표자들을 부산으로 초청하여 당당히 행사의 주최자로서, 자매항간의 협력을 다지는 리더로서, 부산항이 앞장 서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산항의 이러한 호의와 환대에 초청된 5개 항만관계자들도 모두 감사와 신뢰의 마음을 표현하였고, 이것을 지켜보면서 함부르크항을 한국에서 대표하는 일을 하는 본인은 한국 사람으로서도 자랑스러웠고, 동시에 함부르크항 관계자로서도 무척 기쁘고 뿌듯하였다.

 

▲ 부산항축제 개막식 모습

 

올 해 5살이 된 부산항축제를 지켜보면서도 감회가 깊었다. 일단 세계적인 항만축제로는 함부르크항만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매년 백오십만 명 이상이 몰리는 이 성대한 축제는 온갖 아름다운 볼거리로 넘쳐난다.

유서 깊은 배들이 줄지어 엘베강을 유람하고, 화려한 불꽃놀이와 더불어 ‘노래하는 바지선’이나 ‘춤추는 터그보트’ 등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로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이것을 직접 경험한 필자로서는 부산항 축제가 아직은 일반 시민들에게 다소 소박하고 미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함부르크항만이 823년의 역사를 가지고 항만축제만도 60번이 넘게 치러 낸 경험을 생각한다면, 지금 상황에서의 단순비교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부산항축제기간동안 주최 측, 특히 부산항만공사가 보여준 열정은 곧 부산항이 함부르크항만축제와 같은, 아니 그 보다 더 멋진 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였다.

생동하는 기운이 넘쳐나는 부산에서 이번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매년 달라지는 신항만의 모습과 활기 넘치는 부산항 축제와 리더십이 돋보였던 자매항 국제회의 등을 보고, 현재 세계 5의 부산항의 미래가 밝음을 점칠 수 있었다.

이렇게 뜻 깊은 행사가 앞으로도 성황리에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부산항축제는 마침내 부산시민의 축제를 넘어서 국민전체에게 사랑받는 축제, 나아가 해외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축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함부르크항만공사의 Jens Meier 사장은 이번에 부산항축제를 관람하고 함부르크항만축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도중에 이런 말을 하였다. 함부르크항은 함부르크시의 심장이라고. 함부르크의 시민들이 항만을 생각할 때 그들의 심장과도 같이 소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port as a heart of the city)이라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항만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항만을 생각할 때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 즉 소음이나 매연 등이 발생하는 더럽고 피하고 싶은 곳이라는 고정관념보다는, 아름다운 배들이 떠있고 축제가 열리는 곳, 일자리를 창출하여 함부르크시 뿐이 아니라 독일 전체의 경제에 기여를 하는 중요한 곳, 오랜 역사를 가지고 유럽의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해온 곳이라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부산항의 발전계획에 따라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변모할 부산항을, 부산항 축제를 통해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부산항도 부산 시민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심장과 같은 곳으로 여겨지기를,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역사를 더해서 앞으로도 부산항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항만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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