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 안전불감증 심각… 수수방관했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삼성-애플로 시작된 특허전쟁. 특허싸움이 다른 산업분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지적재산권에 대한 싸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전쟁은 기업의 생존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서운 전쟁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중소기업들은 특허전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대기업에 고스란히 뺏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특허전쟁은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만 할 수도 없다. 비즈니스 모델은 무한히 개발되고 창출될 수 있다. 특허등록 역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하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고 이미 특허를 받은 기업들도 여럿이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벌어지고 있는 특허전쟁은 결코 딴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실제 2004년 ‘무선통신 및 인터넷을 이용한 통합물류 처리시스템’ 특허를 갖고 있던 A사는 대기업 물류회사의 운영 방식이 자신들의 특허와 유사하다며 특허권 금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까지 물류업계에 이런 특허분쟁 사례는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발생하지 말라는 법 또한 없다. 현재 물류와 관련된 특허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기업들은 언젠가 벌어질 수도 있는 특허전쟁에 얼마나 대응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허 갖고 있는 물류기업은 ‘전멸 수준’
물류와 관련된 특허는 약 300개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허출원의 경우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실제특허로 등록된 것들은 300~500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물류관련 특허들은 대부분은 컨베이어, 랙, 파렛트 등 물류기기와 관련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특허들도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연구단체이거나 IT업체들이었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화주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LG전자,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물류배송 서비스제공방법’, ‘인터넷을 이용한 공급자에 의한 허브관리 방법’, ‘인터넷을 이용한 물류 재고 처리 장치 및 방법’등을 특허로 확보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피킹 방법’, ‘직접 물류형 전자상거래 장치 및 이를 위한 컴퓨터 이용방법’등을, 삼성전자는 ‘물류반송시스템을 위한 레이아웃 모델링 시스템’등을 특허등록해 두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인터넷 서점에서의 물류처리시스템’, ‘RFID태그를 이용한 위치 관리 시스템 및 제어방법’을, LG유플러스는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근거리 택배 방법 및 택배시스템’,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물류서비스 분야의 다중 콜서비스를 지원하는 이동 통신 단말기 및 방법’등의 특허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단체 중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도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주기업,  IT기업, 물류기기, 연구단체 등 많은 기업들이 물류와 관련된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정작중요한 물류기업들이 보유한 특허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다섯 손가락에들 정도로 적었다.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이라 손꼽히는 한진, 대한통운, 범한판토스 등도 확보하고 있는 특허는 전무했다. 단 대한통운의 경우 물류가 아닌 건설과 관련된 특허는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 물류기업 중 특허를 제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CJ GLS였다. 다음으로는 글로비스, 동서물류, 오현물류, 드림파마(웰로스) 등이었다.

물류기업들의 특허 인식 ‘위험 수준’
특허와 관련한 물류기업들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허는 제조업체에만 해당하는 것이지 서비스업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물류기업들의 한결같은 인식이다. 물류기업들의 특허 현황 조사를 위해 30여개 물류회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특허를 담당하는 주관부서 조차 없는 곳들도 허다했으며, 자신들의 회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특허에 대한 인식수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물류기업들도 특허가 있냐”며 오히려 반문하고 “그런 게 뭔 필요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 같은 회사에 누가 특허분쟁을 일으키겠냐”며 “그런 일은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류기업들의 이런 생각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한다.현재 많은 물류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있고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도 언제 어떻게 특허분쟁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게 그들의 지적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좋은 상품이나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도 특허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시대가 된 만큼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전문가들은 많은 택배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암호화솔루션(가상전화번호)을 꼽는다. 대다수의택배업체들이 고객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이를 특허낸 기업은 없다는 게 그들의 얘기다. 현재 여러 택배업체들은 고객의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암호화 솔루션을 사용 중에 있다. 이는 택배운송장에 실제 고객 전화번호를 기재하지 않고 암호화 프로그램에 의해 가상의 전화번호로 변환돼 운송장에 기입되는 형태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특허를 갖고 있는 택배업체들은 없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과거 특허전쟁은 유형적 자산 분쟁이 컸지만 최근에는 지식분야의 무형적 자산이 그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사소한 아이디어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모든 기업은 신기술 개발을 통한 핵심특허 발굴에 보다 더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기업만이 해당 시장에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특허는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향한 중요한 정책적 사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직원의 직무발명을 독려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물류기업 특허王은 ‘CJ GLS’
물류업계 아이디어 뱅크… 23건의 특허와 9건 실용신안 보유

물류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CJ GLS다. CJ GLS는 2012년 2월 현재 23건의 특허(해외 특허1건 포함)와 9건의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택배분야에서는 운영 시스템과 운송장 및 포장용기, 3PL에서는 적재함이나 지게차, 파렛트, 컨베이어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RFID 기술에 관련된 특허가 13건이나 될 만큼 RFID를 활용한 물류 신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
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저온 유통박스 위치추적시스템’, ‘ RFID태그를 이용한 광대역 전자물류
시스템’등 RFID 관련 특허 2건을 취득한 바 있다. 이밖에도 CJ GLS가 확보하고 있는 주요 특허 건
은 ▲무선 단말기와 파렛트 식별자를 이용한 공장생산제품의 물류관리시스템 및 방법 ▲무선 정보를 이용한 배송 시스템 및 방법 ▲핸디 터미널을 이용한 택배 상품의 집하/배송정보 자동처리 방법 ▲무선인식 기술 기반의 물류 데이터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상품 유통과정 추적방법 ▲RFID과적방지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장치 ▲광고 기능을 가진 운송장 수납봉투 ▲POS(Point of Sale) 택배용 운송장 ▲무선
통신을 이용한 물류 정보 교환 방법 ▲화학약품을 사용한 RFID 태그 파기 방법 ▲개인 휴대 단말기
및 그를 이용한 배송 화물도난 방지방법 ▲포장박스의 크기 자동인식에 따른 RIFD태그 부착시스템 및
그 방법 ▲택배용 운송장 ▲렌탈택배 시스템 및 그 방법 ▲배송분류정보 생성방법 및 그 장치와 그에
따른 운송장 ▲무점착성 라벨 운송장 ▲화물 이동 방지망이 장착된 화물 차량용 적재함 등이 있다.

‘저온 유통박스 위치추적시스템’은 냉장ㆍ냉동식품류 배송에 이용되는 저온 박스에 RFID태그를 부착해 상품의 현재 위치 및 이동 경로를 파악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정확하고 신속한 배송이 필요한 신선식품 등의 배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한층 완벽한 콜드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을 구축할 수 있다. 또 배송 후 저온 유통 박스 추적 및 회수에도 용이해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온도관리가 필수인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폭넓게 적용될 것 으로 기대된다.

‘RFID태그를 이용한 광대역 전자물류시스템’은 상품의 정보가 입력된 RFID태그를 상품이나 컨테이너, 배송차량 등에 부착해 상품의 주문, 입출고, 창고보관, 배송 등 생산 및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활용하는 기술이다. 물류, 납품, 제조업체 등 상품 유통에 관계된 전 업체들이 공급망 관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어, 개별적인 물류관리 시스템 구축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공급망을 최적화할 수 있다.

CJ GLS 권구포 RFID/USN팀장은 “첨단 RFID기술을 활용한 물류서비스는 CJ GLS만이 보유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켜 줄 것”이라고 말하며 “미래 물류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RFID 기술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GLS는 RFID/SUN 전문 연구팀을 갖추고 RFID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한 국내 유일의 물류기업이다. 물류센터 내에서 운행하는 지게차의 이동궤적과 작업 동선을 파악해 운영 효율을 강화하는 지게차 RFID 시스템, 창고에 보관된 제품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 정보를 3D 영상으로 보여주는 3D Visibility 시스템, 실시간으로 온습도 정보를 측정해 저온차량 및 물류센터 온습도 관리에 활용하는 ‘쿨가디언(CoolGuardian)’등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